넘치는 유동성…은행 예금금리 사상최저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개월 만에 다시 연 2%대로 떨어졌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연 1.54%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로 내린 데다 운용처를 찾지 못한 돈이 시중에 넘쳐난 결과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회사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가중평균 기준)는 연 2.96%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에 진입한 건 지난 4월(연 2.81%) 이후 3개월 만이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도 연 3.17%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내렸다. 가계대출 가운데 연 3% 미만의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 비중은 52.8%에 달했다.

이 비중이 66.8%에 달했던 지난 4월을 제외하면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31.3%로 전월보다 3.2%포인트 낮아졌다. 기업대출 금리도 지난달 연 3.54%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내렸다. 대기업은 연 3.29%, 중소기업은 연 3.69%였다.

비은행 금융권의 대출금리는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신용협동조합의 대출금리(일반대출)는 6월 연 4.75%에서 지난달 연 4.73%로, 새마을금고는 같은 기간 연 4.22%에서 연 4.13%로 낮아졌다. 이에 비해 저축은행의 7월 대출금리는 연 11.75%로 전월(11.22%)보다 0.53%포인트 올랐다.

예금금리도 하락했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 기준)는 연 1.54%로 전월 대비 0.11%포인트 떨어졌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정기적금 금리도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1%대(1.94%)에 진입한 데 이어 7월엔 1.83%로 하락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연 1.68%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내렸다.

비은행 금융권에선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연 2.17%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내렸으며, 새마을금고도 연 2.08%로 전월보다 0.13%포인트 떨어졌다.

금융권은 수익성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상반기 내내 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는데 3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예대마진이 1.86%로 6월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대에 머물고 있다”며 “계좌이동제 등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금리를 올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