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두뇌 활성화에 도움"
게임을 많이 하면 뇌건강에 해롭다는 통념과 달리 시(視)지각 학습능력 발달과 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상반된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사진)는 27일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초청을 받아 서울 역삼동 아이타워에서 ‘게임과 뇌’를 주제로 강연했다. 최근 신경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에 게재된 강 교수의 논문이 바탕이 됐다.

강 교수는 20~30대 일반 남성 가운데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를 주당 3회(회당 1시간 이상) 이상 즐기는 16명과 최근 1년간 어떤 게임도 하지 않은 15명을 뽑아 실험했다.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그림을 보여주고 어떤 모양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을 했다. 이 과정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촬영해 뇌의 어떤 영역이 활성화되는지 관찰했다.

실험에서는 게임 경험자의 성적이 비경험자에 비해 월등하게 우수했다. 게임을 할 때 시각을 담당하는 후두엽뿐만 아니라 오류 감지나 의사결정 등의 기능과 관련된 전두엽까지 활성화됐다. 전두엽은 오류를 찾거나 결정을 내리는 기능을 담당하는 뇌 기관이다. 강 교수는 “게임 경험자는 뇌 뒤쪽과 앞쪽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도 비경험자에 비해 두텁게 발달해 있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뇌 손상에 따른 시각 장애를 게임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뇌 손상으로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시야 장애도 반복적인 시지각 학습을 통해 개선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시각 장애 치료 목적의 게임이나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현재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