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중국 베이징에 있는 리튬이온배터리 공장 문을 닫는다. 삼성SDI, LG화학 등 한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채산성이 나빠진 탓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나소닉이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해온 베이징 공장을 오는 9월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1300여명의 직원도 일자리를 잃게 됐다.

파나소닉 자회사인 산요전기그룹이 전액 출자해 2000년 설립한 베이징 공장은 주로 노키아 휴대폰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해왔다. 한때 월 400만개의 제품을 생산하며 파나소닉의 소형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확대에 기여했지만 2013년 노키아가 휴대폰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면서 급격히 위축됐다. 이 신문은 “디지털카메라 수요 감소와 공장 노후화까지 겹쳐 베이징 공장의 생산성이 떨어졌다”며 “한국 기업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면서 채산성이 악화해 회사 측은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해 출하량을 기준으로 산정한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삼성SDI가 23.5%로 1위다. 파나소닉(20.9%)은 2위를 지키고 있지만 3위인 LG화학(17.9%)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파나소닉은 쑤저우와 우시에 있는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을 통해 컴퓨터, 자동차, 휴대폰 기지국 등 산업용 수요를 개척해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회사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를 재편, 지난해 2%에 그친 영업이익률을 올해 5.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