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촉진을 위한 정부의 개별소비세 부과 범위 축소에도 명품 브랜드들은 판매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

30일 고가 수입브랜드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가격조정 계획이 없거나 아직 검토 중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앞서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해 27일부터 시계·가방·모피·보석 등의 개별소비세 부과 기준을 제조장 출고가격 또는 수입신고가격 200만원 이상에서 500만원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다.

샤넬 관계자는 "(가격 인하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인하할지 말지, 혹은 언제쯤 결정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샤넬 매장 관계자도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매장에서도 (가격조정 여부를) 모른다"며 "결혼 예물처럼 날짜를 맞춰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결정을 좀 미루고 기다려보라"고 귀띔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샤넬이 최근 유로화 약세를 이유로 한국에서 인기 제품 가격을 최대 20%나 낮췄기 때문에 다시 가격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샤넬은 정부가 핸드백의 개별소비세 부과 범위를 확대한 지난해 초 대표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가격을 인상했던 에르메스는 물론 생로랑·루이뷔통 관계자들도 이번 개별소비세 부과 범위 축소에 따라 판매가격을 내릴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거나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브랜드는 소비자 문의가 이어지자 고민하는 모습이지만 대부분 가격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일부 업체는 정부가 갑작스러운 발표 이후 일주일의 '유예기간'을 줬다고 주장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사실이 아니라며 유예기간이라는 개념은 법적으로 근거가 없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구찌와 프라다 등 일부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개별소비세 인상분을 본사에서 납부하기로 하고 가격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값을 조정하지 않을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바뀐 기준대로 세금 신고를 하면서 판매가를 그대로 두면 (개소세) 차액만큼은 업체가 가져가는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이고 정부가 이를 제재할 근거는 없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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