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 회장이 ‘리더십’을 올 하반기 화두로 제시했다.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GS그룹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 본부장 등 60여명이 참석한 ‘GS 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였다.

단순히 조직을 잘 이끌어가자는 의미에서의 리더십이 아니다. 산업과 기술의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꿰뚫어보면서 목표를 달성해내는 ‘성과 창출 리더십’을 강조했다.

GS그룹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CEO부터 변하라’는 주문을 내린 것으로 GS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허 회장은 또 투자 확대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주문했다.
허창수 "미래 변화 예측해 성과내는 리더 중요"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허 회장은 전략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우리가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선 리더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며 이번 회의의 주제를 ‘리더십’으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GS는 그간 전략회의의 주제를 최신 트렌드 등으로 정했다.

허 회장은 “리더는 미래 변화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명철한 식견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중용의 ‘박학(博學·널리 배우고), 심문(審問·자세하게 묻고), 신사(愼思·신중하게 생각하고), 명변(明辯·명확하게 판단하며), 독행(篤行·독실하게 행한다)’이란 구절을 인용했다. 허 회장은 “새로운 것을 접하면 끊임없이 배우고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정확한 판단과 실행이 가능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더가 먼저 변하고 솔선수범해야 구성원과 조직이 따라 변한다”며 “리더 스스로가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서 GS의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의 이 같은 당부는 GS를 둘러싼 환경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내 비중이 가장 큰 정유 부문은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하면서 실적 부진의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상당수 증권사는 GS칼텍스가 지난달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3분기에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건설 역시 유가 하락으로 중동 주요국에서 플랜트 발주가 위축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GS홈쇼핑 등 유통 관련 계열사들은 내수경기 부진 등의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시민 역할 다해야”

GS는 올 하반기 19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을 포함해 올해 총 3600명을 뽑은 뒤 내년에는 3800명, 2017년에는 4000명의 신입직원을 뽑기로 했다. 올해 채용예정 인원은 지난해보다 400명 늘어난 것이다.

채용예정 인원에는 2~6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한 뒤 정식 채용되는 인원이 포함된다. GS는 GS칼텍스, GS리테일 등 계열사별로 시행 중인 인턴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GS칼텍스와 GS리테일의 산학 연계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GS칼텍스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화학공학과에서 회사 임원들이 직접 강의하는 ‘GS칼텍스 화공리더십 과정’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GS리테일은 유통업 관련 과가 있는 8개 전문대와 협력해 2개월간 현장실습을 한 뒤 우수 인재는 면접 후 채용하는 ‘GS리테일 산학협력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17년까지 두 과정에서 각각 630명과 170명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연평균 기준으로 지금보다 1.5~2배 많은 수준이다.

임금피크제는 내년부터 전 계열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GS의 주요 계열사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GS건설, GS글로벌, GS EPS 등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GS칼텍스, GS에너지, GS리테일, GS홈쇼핑, GS E&R 등은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이다.

허 회장은 “투자 확대와 지속성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