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인터넷 법률상담 서비스로 승부수 던진 30대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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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연·이상민 변호사 등 3人
대형로펌 마다하고 '의기투합'
실시간 예약·후기 작성 가능
"전관 위주 법률시장 겁 안나"
대형로펌 마다하고 '의기투합'
실시간 예약·후기 작성 가능
"전관 위주 법률시장 겁 안나"
30대 중반의 젊은 변호사 세 명이 전관(前官) 위주의 법률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인터넷 법률상담 서비스 ‘헬프미’를 창업한 박효연(33·왼쪽)·이상민(34·가운데)·남기룡(36·오른쪽) 변호사 얘기다.
사법연수원 39기(2010년 수료)인 이들은 “법률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보자”며 의기투합해 지난달 헬프미를 창업했다. 박 변호사는 법무법인 율촌에, 이 변호사는 태평양에 있다가 사표를 내고 나와 지금은 헬프미에서 상근 중이다. 남 변호사는 법무법인 소헌에서 일하며 비상근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헬프미 대표를 맡고 있는 박 변호사는 “법률시장 소비자가 최대한 편하고 쉽게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창업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인터넷과 모바일 생태계에서 수많은 창업 사례가 나오지만 변호사업계에서는 그런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헬프미를 통해 먼저 개척해보려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료 전화 법률상담은 이용자가 전화를 걸면 변호사가 시간이 있을 때만 응대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상담 변호사 경력을 과장·생략하거나 어떤 변호사에게 상담받을지 소비자가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헬프미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헬프미 소속 변호사의 상담 스케줄을 보고 비어 있는 시간을 확인한 뒤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다. 상담 변호사의 업무 경력을 최대한 상세하게 올려 소비자가 고를 수 있게 한 점, 이용 후기를 남기도록 해 이후 소비자가 참고토록 한 점도 기존 서비스와 다르다. 상담 방식은 인터넷 채팅, 전화, 대면 상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색다르지만 이런 서비스를 내놓은 문제의식은 진지하다. 법률시장은 지금까지 공급자(변호사)가 소비자(의뢰인)보다 시장 관련 정보에서 우위에 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일부 변호사는 소비자를 ‘호갱님’(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으로 대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전관 변호사가 담당 판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을 수임해 놓고 일은 제대로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능한 청년 변호사에게 일을 맡기면 더 싼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소비자들이 이런 구매를 할 줄 몰라 손해 보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아직 작은 회사지만 꿈은 크다. 현재 세 명인 상담인력 풀을 향후 최대 1만명(비상근 포함)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지금은 자본금으로 운영비를 대지만 상담인력이 30명을 넘으면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수수료를 없애고 소비자와 청년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공공재 같은 역할을 하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일본의 변호사 중개 사이트 ‘벤고시닷컴’이 목표”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사법연수원 39기(2010년 수료)인 이들은 “법률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보자”며 의기투합해 지난달 헬프미를 창업했다. 박 변호사는 법무법인 율촌에, 이 변호사는 태평양에 있다가 사표를 내고 나와 지금은 헬프미에서 상근 중이다. 남 변호사는 법무법인 소헌에서 일하며 비상근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헬프미 대표를 맡고 있는 박 변호사는 “법률시장 소비자가 최대한 편하고 쉽게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창업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인터넷과 모바일 생태계에서 수많은 창업 사례가 나오지만 변호사업계에서는 그런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헬프미를 통해 먼저 개척해보려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료 전화 법률상담은 이용자가 전화를 걸면 변호사가 시간이 있을 때만 응대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상담 변호사 경력을 과장·생략하거나 어떤 변호사에게 상담받을지 소비자가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헬프미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헬프미 소속 변호사의 상담 스케줄을 보고 비어 있는 시간을 확인한 뒤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다. 상담 변호사의 업무 경력을 최대한 상세하게 올려 소비자가 고를 수 있게 한 점, 이용 후기를 남기도록 해 이후 소비자가 참고토록 한 점도 기존 서비스와 다르다. 상담 방식은 인터넷 채팅, 전화, 대면 상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색다르지만 이런 서비스를 내놓은 문제의식은 진지하다. 법률시장은 지금까지 공급자(변호사)가 소비자(의뢰인)보다 시장 관련 정보에서 우위에 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일부 변호사는 소비자를 ‘호갱님’(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으로 대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전관 변호사가 담당 판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을 수임해 놓고 일은 제대로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능한 청년 변호사에게 일을 맡기면 더 싼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소비자들이 이런 구매를 할 줄 몰라 손해 보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아직 작은 회사지만 꿈은 크다. 현재 세 명인 상담인력 풀을 향후 최대 1만명(비상근 포함)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지금은 자본금으로 운영비를 대지만 상담인력이 30명을 넘으면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수수료를 없애고 소비자와 청년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공공재 같은 역할을 하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일본의 변호사 중개 사이트 ‘벤고시닷컴’이 목표”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