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투자] 그리스 사태 등 위기 한고비 넘긴 유로존…경기회복세 더디지만 꾸준한 자금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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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사태가 봉합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둘러싼 최대 위기도 한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안이 합의돼 3차 구제금융 지원 등 회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발등의 불은 꺼진 상황이지만 유럽 주식을 좋게만 보기는 힘들다. 유로존 전체의 경기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다. 유럽지역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는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앞으로 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률 기대치를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
유럽 고용시장 회복 더뎌
6월 유로존 실업률은 11.1%로 3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실업률 12.1%와 비교할 때 소폭 개선됐지만 체감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전 유로존의 실업률은 7%대였다. 그때와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크다. 미국 실업률은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럽의 고용시장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고 봐야한다.
유럽의 고용시장이 뚜렷하게 개선되려면 기본적으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하를 통한 부담 절감 등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지만 현실화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가파르게 회복돼 간접적으로 노동시장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요원한 상황이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제대로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남유럽 재정위기를 촉발한 부동산 가격 역시 반등세가 제한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정책에 힘입어 가계 대출과 기업 대출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고점과 비교하면 각각 0.3%, 9.8% 줄어든 수준이긴 하지만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이다.
양적 완화 효과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측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측이 맞서고 있다. 양적 완화 정책의 성공 여부는 투자자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양적 완화 이외엔 유로존의 경기 회복, 물가 반등 등을 이끌 만한 요인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직접 금융시장이 발달한 미국과 달리 간접 금융시장이 주를 이루는 유로존에서 양적 완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신용 경로’가 회복돼야 한다. 하지만 아직 은행 안팎의 사정을 보면 유럽의 신용경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 노동시장이 유연화되고 고실업률이 해소돼야 유로존 은행들 역시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설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 경제 및 유로화가 추세적인 강세를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우세한 이유다.
유로존 제1 경제국 독일도 경기 상승세 둔화
유로존 역내 제1의 경제국은 독일이다. 유로존 내 최대 수출국이기도 한 독일은 금융위기 이후 유로화 약세 효과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독일마저도 최근 회복세가 조금씩 둔화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독일의 민간 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 경기전망지수는 2015년 2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25.0을 기록했다. 올해 3월 기록했던 54.8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아직 경기를 낙관하는 기준선인 ‘0’ 보다 높긴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독일의 다른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IFO 기업환경지수도 마찬가지다. 작년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지수는 올해 1분기 이후 상단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절대 수준 역시 2011년과 지난해 고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역내 제1 경제국의 상황도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이다.
유럽 증시 상승세 제한적일 듯
유럽지역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는 ECB의 양적 완화 이후 꾸준히 자금이 순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양적 완화 시행 이후 5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금이 유럽 시장에 순유입됐다. 그리스 사태로 인한 금융불안과 최근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중국 경기둔화 우려에도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 시장에 악재가 많다고 해도 유럽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다고 여기는 투자자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유럽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조3000억원가량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를 지역별로 분류해 보면 가장 많은 자금이 유럽으로 쏠렸다. 다만 수익률을 살펴보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벤치마크로 활용할 수 있는 유로스톡스50지수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6.97%로 부진한 상황이다.
더딘 신용경로 회복, 고용시장 회복으로 경기의 가파른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 경기 개선을 통한 자산시장 부양을 단기간에 바라기는 힘들다는 게 필자의 결론이다. 9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감안해야 할 변수다. 유로존 증시 또한 이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김지운 <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 책임연구원 kimji@shinhan.com >
유럽 고용시장 회복 더뎌
6월 유로존 실업률은 11.1%로 3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실업률 12.1%와 비교할 때 소폭 개선됐지만 체감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전 유로존의 실업률은 7%대였다. 그때와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크다. 미국 실업률은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럽의 고용시장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고 봐야한다.
유럽의 고용시장이 뚜렷하게 개선되려면 기본적으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하를 통한 부담 절감 등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지만 현실화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가파르게 회복돼 간접적으로 노동시장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요원한 상황이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제대로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남유럽 재정위기를 촉발한 부동산 가격 역시 반등세가 제한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정책에 힘입어 가계 대출과 기업 대출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고점과 비교하면 각각 0.3%, 9.8% 줄어든 수준이긴 하지만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이다.
양적 완화 효과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측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측이 맞서고 있다. 양적 완화 정책의 성공 여부는 투자자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양적 완화 이외엔 유로존의 경기 회복, 물가 반등 등을 이끌 만한 요인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직접 금융시장이 발달한 미국과 달리 간접 금융시장이 주를 이루는 유로존에서 양적 완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신용 경로’가 회복돼야 한다. 하지만 아직 은행 안팎의 사정을 보면 유럽의 신용경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 노동시장이 유연화되고 고실업률이 해소돼야 유로존 은행들 역시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설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 경제 및 유로화가 추세적인 강세를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우세한 이유다.
유로존 제1 경제국 독일도 경기 상승세 둔화
유로존 역내 제1의 경제국은 독일이다. 유로존 내 최대 수출국이기도 한 독일은 금융위기 이후 유로화 약세 효과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독일마저도 최근 회복세가 조금씩 둔화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독일의 민간 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 경기전망지수는 2015년 2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25.0을 기록했다. 올해 3월 기록했던 54.8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아직 경기를 낙관하는 기준선인 ‘0’ 보다 높긴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독일의 다른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IFO 기업환경지수도 마찬가지다. 작년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지수는 올해 1분기 이후 상단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절대 수준 역시 2011년과 지난해 고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역내 제1 경제국의 상황도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이다.
유럽 증시 상승세 제한적일 듯
유럽지역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는 ECB의 양적 완화 이후 꾸준히 자금이 순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양적 완화 시행 이후 5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금이 유럽 시장에 순유입됐다. 그리스 사태로 인한 금융불안과 최근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중국 경기둔화 우려에도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 시장에 악재가 많다고 해도 유럽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다고 여기는 투자자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유럽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조3000억원가량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를 지역별로 분류해 보면 가장 많은 자금이 유럽으로 쏠렸다. 다만 수익률을 살펴보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벤치마크로 활용할 수 있는 유로스톡스50지수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6.97%로 부진한 상황이다.
더딘 신용경로 회복, 고용시장 회복으로 경기의 가파른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 경기 개선을 통한 자산시장 부양을 단기간에 바라기는 힘들다는 게 필자의 결론이다. 9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감안해야 할 변수다. 유로존 증시 또한 이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김지운 <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 책임연구원 kimji@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