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아니죠 통합 삼성물산!" 재상장 D-14, 관전 포인트는?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주가가 재상장일인 오는 15일을 전후해 수급적인 요인으로 변동폭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일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한 제일모직은 서울 태평로 제일모직 본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삼성물산과의 합병종료를 보고했다. 통합 삼성물산은 2일 대표이사 선임 등 안건 의결을 위한 첫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남은 절차는 앞으로 2주 안에 모두 마무리되고, 오는 15일부터는 통합 삼성물산의 주식이 거래된다.

통합 삼성물산 주가는 재상장을 전후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주가에 긍정·부정적인 요인이 뒤섞여 있어서다.

이날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한 제일모직의 주가는 엿새 만에 약세를 맞았다. 앞서 제일모직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 지난 25일(종가 13만4000원) 이후 전날까지 약 32% 올랐다.

주가에 긍정적인 부분은 통합 삼성물산의 기반여건(펀더멘털)이다. 바이오 사업 부문이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현재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46.3%)만 대략 5조~6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구개발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91.4% 보유하고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는 희석을 고려해도 3조원 이상으로 평가할 수 있고, (통합 삼성물산이) 대안투자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급적인 면에서도 재상장 전까지는 줄어든 유통 물량 때문에 주가가 추가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물산의 거래 정지와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 이후 수급적인 영향이 제일모직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료-하이투자증권, 통합삼성물산 지분율(추정)>
<자료-하이투자증권, 통합삼성물산 지분율(추정)>
그러나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 전망이 모두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재상장되는 15일을 전후해서 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에 의한 주가 상승은 재상장일 전후로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며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유통물량은 45.3% 까지 늘어나고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물량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합병 후 계열사들의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주가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SDI삼성전기, 삼성화재는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을 각각 4.8%, 2.6%, 1.4% 보유하게 된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은 "합병 후 재상장되는 주식들의 경우 재상장을 전후해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통합 삼성물산의 경우 유통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고 계열사 지분 해소 이슈 등까지 맞물리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