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화장품 제조원 표기' 공방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조업자' 표시 삭제 방안 다시 논의 움직임…'K뷰티 과실' 놓고 갈등
판매업체
"중소제조업자 이름 몰라 외국인 관광객 구매 꺼려"
제조업체
"국산 화장품 기술력은 제조업체 연구개발의 힘"
판매업체
"중소제조업자 이름 몰라 외국인 관광객 구매 꺼려"
제조업체
"국산 화장품 기술력은 제조업체 연구개발의 힘"
화장품 제조원 표기 논란이 ‘K뷰티 열풍’을 타고 재점화하고 있다. 화장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자’ 표기를 없애고 판매하는 ‘제조판매업자’만 기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국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의 반대로 사라졌다. 하지만 K뷰티 열풍이 확산되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화장품 표기 논란 다시 수면 위로
2011년 개정된 화장품법 제10조에 따르면 화장품 뒷면엔 제조업자와 제조판매업자를 따로 기재해야 한다. 제조업자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ODM 업체가 대부분이다. 제조판매업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자체 브랜드를 갖고 화장품을 최종적으로 유통·판매하는 업체를 말한다.
지난 1일 기준 국내 제조업체는 1934개, 판매업체는 6042개다.
이전엔 ‘제조원’과 ‘판매원’으로 구분해 표기했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제조업자’와 ‘제조판매업자’로 바뀌었다. 판매업체의 화장품 중 일부는 자체 제조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4월엔 대한화장품협회를 중심으로 제조업자를 삭제하고 제조판매업자만 표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좌초됐다.
최근 이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한화장품협회 주최로 열린 워크숍에선 양측이 모두 모인 가운데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식 의제는 아니었지만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원 기재 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오갔다”고 전했다.
○판매업체 “해외 바이어 혼란”
제조판매업자들은 제조업자 표기를 삭제해야 하는 이유로 K뷰티 열풍 확산을 꼽는다. 대한화장품협회 측은 “해외 바이어가 한국 화장품을 들여가 현지에서 판매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어디와 접촉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헷갈려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구매 때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제조업자에 중소 ODM 업체명이 적혀 있으면 판매에 영향을 받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협회 측은 “최근 소비자들이 제조원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가 만들었으면 잘 사지 않는다”며 “중소 ODM 업체에서 주로 납품받는 중소 판매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제조업자와 제조판매업자 사이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제조업체 “소비자 알권리”
국내 주요 ODM 업체는 제조원 표기를 삭제하면 오히려 K뷰티 열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ODM 업체 A사 측은 “세계가 인정하는 국산 화장품의 기술력은 제조업체들의 오랜 연구개발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제조업체를 밝히지 않으면 중소 ODM 업체들은 기술 향상을 위한 투자를 굳이 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이 때문에 국내 화장품의 기술력이 떨어지면 K뷰티 열풍은 금세 식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도 제조업자 표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국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의 반대로 사라졌다. 하지만 K뷰티 열풍이 확산되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화장품 표기 논란 다시 수면 위로
2011년 개정된 화장품법 제10조에 따르면 화장품 뒷면엔 제조업자와 제조판매업자를 따로 기재해야 한다. 제조업자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ODM 업체가 대부분이다. 제조판매업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자체 브랜드를 갖고 화장품을 최종적으로 유통·판매하는 업체를 말한다.
지난 1일 기준 국내 제조업체는 1934개, 판매업체는 6042개다.
이전엔 ‘제조원’과 ‘판매원’으로 구분해 표기했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제조업자’와 ‘제조판매업자’로 바뀌었다. 판매업체의 화장품 중 일부는 자체 제조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4월엔 대한화장품협회를 중심으로 제조업자를 삭제하고 제조판매업자만 표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좌초됐다.
최근 이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한화장품협회 주최로 열린 워크숍에선 양측이 모두 모인 가운데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식 의제는 아니었지만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원 기재 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오갔다”고 전했다.
○판매업체 “해외 바이어 혼란”
제조판매업자들은 제조업자 표기를 삭제해야 하는 이유로 K뷰티 열풍 확산을 꼽는다. 대한화장품협회 측은 “해외 바이어가 한국 화장품을 들여가 현지에서 판매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어디와 접촉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헷갈려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구매 때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제조업자에 중소 ODM 업체명이 적혀 있으면 판매에 영향을 받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협회 측은 “최근 소비자들이 제조원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가 만들었으면 잘 사지 않는다”며 “중소 ODM 업체에서 주로 납품받는 중소 판매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제조업자와 제조판매업자 사이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제조업체 “소비자 알권리”
국내 주요 ODM 업체는 제조원 표기를 삭제하면 오히려 K뷰티 열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ODM 업체 A사 측은 “세계가 인정하는 국산 화장품의 기술력은 제조업체들의 오랜 연구개발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제조업체를 밝히지 않으면 중소 ODM 업체들은 기술 향상을 위한 투자를 굳이 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이 때문에 국내 화장품의 기술력이 떨어지면 K뷰티 열풍은 금세 식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도 제조업자 표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