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려 신고하는 '업 계약'이 다운계약 추월
실거래가격보다 낮게 계약서를 작성하는 ‘다운(down)계약’보다 실거래가격보다 올리는 ‘업(up)계약’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토교통부가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부동산 거래신고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2014년 적발된 다운계약 건수는 218건에서 325건으로 1.5배 증가한 반면 업계약 적발 건수는 109건에서 366건으로 3.4배 증가했다.

다운계약은 실제 거래액보다 낮게 계약서에 매매가격을 쓰는 것이다. 매도자는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고, 매수자는 취득세를 낮출 수 있다.

업계약을 할 때 매수자는 취득세를 더 내지만 향후 집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매도자는 대부분 양도소득세 부담이 없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대상자다. 국세인 양도소득세는 과세표준(양도차익-각종공제)에 적용되는 세율이 6~38%(1년 미만 보유는 일괄 40%)로 높다. 누진세라 과세표준이 1200만원 이하면 6%, 4600만원 이하면 15% 등으로 과세표준이 높을 수록 세율이 가파르게 오른다. 집값이 많이 오르면 지방세인 취득세 증가보다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을 때 업계약이 많아진다.

업계약 적발 건수는 2012년 290건으로 다운계약 적발 건수(270건)를 넘어섰다. 이듬해인 2013년 업계약 적발 건수(175건)는 다운계약(284건)보다 적었으나, 과태료 부과액은 84억원으로 다운계약(53억원)보다 많았다. 2014년에는 업계약 적발 건수(366건)가 다운계약(325건)을 다시 앞질렀다. 다운계약 또는 업계약이 적발되면 최대 취득세의 세 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내야 하고 이와 별도로 신고불성실가산세도 부담해야 한다.

김 의원은 “다운계약 대비 업계약이 느는 것은 투기세력이 증가하는 신호”라며 “주무부처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