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프리미어 멀티랩' 1조1000억 판매 히트
미래에셋증권은 81조원 규모로 성장한 랩 어카운트(wrap account)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꼽힌다. 2001년 업계 최초로 랩 상품을 선보인 후 10년 넘게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간판 상품은 2012년 2월에 출시된 ‘프리미어 멀티랩’으로 8월 말 기준 판매 잔액이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주식과 펀드는 물론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등의 자산을 골고루 담아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본사 전담팀이 유망 자산 선정

랩 어카운트는 증권사가 투자자들과 일임계약을 맺고, 자산 구성과 운용을 알아서 해주는 서비스다. 다양한 자산에 한꺼번에 투자한다는 이유로 ‘포장지로 싸다’는 의미의 ‘랩(wrap)’이라는 말이 붙었다. 랩의 장점은 기대 수익률에 비해 낮은 변동성이다. 전문가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감안해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바꿔주기 때문에 돌발 악재가 터졌을 때 수익률 방어가 용이하다.

미래에셋증권의 프리미어 멀티랩은 시중에 나와 있는 랩 상품 중 가장 진화한 형태다. 우선 활용하는 자산의 종류가 다양하다. 국내외 주식, 채권, 펀드뿐 아니라 ELS, ETF 등의 파생상품들도 포트폴리오에 집어 넣는다.

자산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본사 전담팀이 판단한다. 글로벌 거시경제 전담팀이 고수익추구형, 중수익추구형, 안정지향형 등 3단계로 고객군을 나눠 상품군의 비중을 결정한다. 예컨대 고수익추구형 고객은 ‘선진국 주식 30%, 국내 주식 20%, 국내 채권 20%, 유동성 30%’와 같은 자산 분류표를 받을 수 있다. 다음은 상품기획팀의 몫이다. 이 팀의 임무는 ‘선진국 주식’이란 대분류를 실제 투자상품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선진국 주식이란 항목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소비산업 섹터 펀드를 20%,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의 일본 펀드 30%’로 바뀌게 된다.

매달 한 번씩 결정되는 본사의 ‘자산배분 전략지도’는 지점으로 보내진다. 담당 프라이빗뱅커(PB)는 본사의 전략지도와 고객들의 개별적인 주문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 실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결정한다. 투자자들은 투자 성향을 계약기간 중 수시로 바꿀 수 있다.

○소액도 적립식으로 투자 가능

미래에셋증권은 랩 어카운트 고객의 자산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금융상품별 투자비율 모니터링’ 제도를 두고 있다. 특정 자산의 비중이 사전에 정한 비율을 넘어서면 포트폴리오 변경이 중단되고, 경고 메시지가 나간다.

프리미어 멀티랩의 최소 가입금액은 3000만원이다. 젊은 직장인이 가입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일 수 있다. 소액으로 프리미어 멀티랩에 준하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방법도 있다. 적립식으로 운용되는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랩어카운트’에 가입해 월 20만원 이상을 납입하면 본사 전담팀이 정한 포트폴리오대로 투자할 수 있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안정적으로 연 4~7% 수준의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프리미어 멀티랩을 찾는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자산에 특화한 IRP랩, 퇴직연금랩 등의 상품도 운용하고 있다. 전체 랩 어카운트 자산규모는 2조원 선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