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되풀이되는 ‘일단 불러놓고 보자’식의 무차별 증인채택 폐단을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안 처리가 1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증인 채택 기준을 강화하거나 사전 답변서 제출로 국회 출석을 대신하게 하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 개정안’ 두 건이 작년 10월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됐지만 아직까지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은 사전 답변서를 통해 충분한 답변이 이뤄졌을 때 해당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출석요구를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의 개정안은 증인 신청과정 절차를 엄격히 하도록 했다. 현재 상임위 여야 간사들이 결정하던 증인 선정을 본회의나 상임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문턱을 높였고, 국감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 증인만 채택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노근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18대 국회 국감 출석 증인을 보면 5분 미만의 답변을 한 증인이 전체의 76%, 신문이 전혀 없었던 증인도 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정감사·국정조사와의 관련성 여부에 관한 깊이 있는 검토 없이 정치적인 목적이나 관행에 따라 증인이 채택됐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증인 불출석 문제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증인 출석기준을 새롭게 하자는 논의가 매년 있어왔지만 지지부진했다”며 “증인 출석기준 강화를 위한 두 법안 모두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19대 국회 회기가 만료되면서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