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서열 1, 2위와 잇단 만남,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특별 단독 오찬.’

중국 정부가 2일 베이징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각별한 예우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정상회담 장소인 인민대회당으로 이동했다. 분홍색 재킷과 검은색 바지를 입은 박 대통령은 오전 11시48분(현지시간) 인민대회당 동대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 주석과 악수했다.

박 대통령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장수 주중대사,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등이 배석한 가운데 11시50분부터 12시25분까지 약 35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은 종전 70주년과 우리의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는 역사적 해에 개최되는 만큼 그 의미가 더 크다”며 “지난 세기 양국이 겪은 ‘환난지교(患難之交·어려움을 함께한 친구)’의 역사가 오늘날 양국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양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 데도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뒤 두 정상은 12시27분부터 1시31분까지 1시간4분 동안 특별 단독오찬을 가졌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초 정상회담만 할 예정이었지만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오찬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이 전승절 행사에서 박 대통령을 주빈으로 대우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각국 정상 30여명과 국제기구·지역기구 대표 10여명 등이 참석하는 전승절 행사를 주최하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1시간40여분간 시간을 냈다는 점에서다.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정상 가운데 시 주석과 오찬을 한 것은 박 대통령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메뉴는 와인, 식전 냉채와 연밥백합탕, 대파해삼찜, 꽃등심 스테이크, 황금죽순, 레몬향 대구롤, 딤섬, 과일과 아이스크림, 커피와 차 등이었다. 또 오찬 메뉴 앞장에 박 대통령 사진 아래 이심전심(以心傳心)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사자성어가, 시 주석 사진 밑에는 번영창조 미래개척이란 글이 적혀 있었다. 오찬 중에는 10곡의 음악이 연주됐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대표곡 ‘희망의 들판에서’와 ‘아리랑’ ‘첨밀밀’,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 박 대통령의 애창곡 거북이의 ‘빙고’ 등이 번갈아 연주됐다.

청와대는 보도자료에서 특별오찬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이번 행사 참석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각별한 배려 및 환대와 함께 날로 발전하는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