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 70주년 열병식] ICBM·전략전투기 등 500여 신병기 공개…중국 '군사굴기'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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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신무기 84% 공개
미국 항모위협 둥펑-21D·전략 핵폭격기 훙-6K 첫선
시진핑 "병력 30만 감축"
"영원히 패권 추구 않을 것"…대일 경고 발언은 안해
건재 과시한 중국 원로들
장쩌민·후진타오 등 참석…권력투쟁설 잦아들 듯
미국 항모위협 둥펑-21D·전략 핵폭격기 훙-6K 첫선
시진핑 "병력 30만 감축"
"영원히 패권 추구 않을 것"…대일 경고 발언은 안해
건재 과시한 중국 원로들
장쩌민·후진타오 등 참석…권력투쟁설 잦아들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3일 오전 9시55분께(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모습을 드러냈다. 5분 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행사 개막을 선언하자 70발의 예포가 우렁찬 포성을 내며 발사됐다.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최대 정치 행사인 ‘항일(抗日)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이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세계 30개국 정상을 초청한 가운데 약 70분간 진행한 행사에서 중국은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A’를 필두로 한 최첨단 무기를 선보이며 ‘군사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했다.
中, 최첨단 신무기 세계에 과시
이날 행사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15번째로 열린 열병식이었다. 하지만 ‘항일전쟁 승리’를 주제로 했고, 세계 지도자를 대거 초청했다는 점에서 국내용 행사였던 과거 열병식과는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이날 열병식에서 미사일 탱크 전차 대포 등 40여종 500여개의 무기를 세계에 선보였다. 이들 무기는 모두 중국산이며 84%는 이번에 처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최신형이었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신형 ICBM 둥펑-31A,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등을 공격권에 둘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둥펑-16’,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D’ 등이었다. 중국은 전략전투기인 젠-15 전투기와 전략 핵폭격기인 훙-6K도 첫선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공개한 ‘2015년 국방백서’에서 ‘적극적 방어’라는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자국의 영토 방어를 위해 제한된 범위 안에서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두고 군사 전문가들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기치를 내건 시 주석이 본격적인 ‘군사굴기(軍事起·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본 향한 경고 메시지는 없었다
이번 열병식의 또 다른 관심거리는 시 주석이 기념사를 통해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였다. 향후 중·일 관계의 전개 방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시 주석은 그러나 이날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항일전쟁은 근대 이래 중국군이 거둔 첫 승리로 중국의 5000년 역사와 인류 평화를 지켰다” 등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이번 행사가 ‘항일전쟁 승리’를 주제로 한 것이지만 ‘현재의 일본’은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올해 10월 말이나 11월 초를 포함해 상호 편리한 시간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군사굴기에 대한 서방 국가의 경계를 의식한 듯 “중국은 영원히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군 병력 30만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전격 공개했다.
장쩌민·후진타오, 건재 과시
이번 열병식은 중국의 국내 정치 상황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주룽지(朱鎔基)·리펑(李鵬) 전 총리 등 중국 원로 지도자가 대거 참석했기 때문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진핑 정부가 과거 관행을 깨고 이번 열병식에 국가 원로들을 초청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지난달 초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례적으로 국가 원로의 현실정치 관여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대다수 원로급 지도자가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시 주석과 장 전 주석을 비롯한 원로 지도자들과의 권력투쟁설도 일단 잦아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세계 30개국 정상을 초청한 가운데 약 70분간 진행한 행사에서 중국은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A’를 필두로 한 최첨단 무기를 선보이며 ‘군사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했다.
中, 최첨단 신무기 세계에 과시
이날 행사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15번째로 열린 열병식이었다. 하지만 ‘항일전쟁 승리’를 주제로 했고, 세계 지도자를 대거 초청했다는 점에서 국내용 행사였던 과거 열병식과는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이날 열병식에서 미사일 탱크 전차 대포 등 40여종 500여개의 무기를 세계에 선보였다. 이들 무기는 모두 중국산이며 84%는 이번에 처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최신형이었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신형 ICBM 둥펑-31A,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등을 공격권에 둘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둥펑-16’,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D’ 등이었다. 중국은 전략전투기인 젠-15 전투기와 전략 핵폭격기인 훙-6K도 첫선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공개한 ‘2015년 국방백서’에서 ‘적극적 방어’라는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자국의 영토 방어를 위해 제한된 범위 안에서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두고 군사 전문가들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기치를 내건 시 주석이 본격적인 ‘군사굴기(軍事起·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본 향한 경고 메시지는 없었다
이번 열병식의 또 다른 관심거리는 시 주석이 기념사를 통해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였다. 향후 중·일 관계의 전개 방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시 주석은 그러나 이날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항일전쟁은 근대 이래 중국군이 거둔 첫 승리로 중국의 5000년 역사와 인류 평화를 지켰다” 등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이번 행사가 ‘항일전쟁 승리’를 주제로 한 것이지만 ‘현재의 일본’은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올해 10월 말이나 11월 초를 포함해 상호 편리한 시간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군사굴기에 대한 서방 국가의 경계를 의식한 듯 “중국은 영원히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군 병력 30만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전격 공개했다.
장쩌민·후진타오, 건재 과시
이번 열병식은 중국의 국내 정치 상황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주룽지(朱鎔基)·리펑(李鵬) 전 총리 등 중국 원로 지도자가 대거 참석했기 때문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진핑 정부가 과거 관행을 깨고 이번 열병식에 국가 원로들을 초청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지난달 초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례적으로 국가 원로의 현실정치 관여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대다수 원로급 지도자가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시 주석과 장 전 주석을 비롯한 원로 지도자들과의 권력투쟁설도 일단 잦아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