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리포트] Fed '9월 금리인상' 강대강 대치…"결국 옐런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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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FOMC
"제로금리 끊자" vs "경기회복에 타격"
매파-비둘기파 대립 속 인상 여부 '기로'
월가 "금리인상 공언한 Fed, 진퇴양난"
"제로금리 끊자" vs "경기회복에 타격"
매파-비둘기파 대립 속 인상 여부 '기로'
월가 "금리인상 공언한 Fed, 진퇴양난"
세계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 시기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불확실성을 안고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제로금리 상황에 종지부를 찍을지, 인상 시기를 또 한 차례 미루며 시장의 눈치를 볼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오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문 발표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 선택에 따른 Fed의 책임이 막중한 만큼 결정권을 쥔 위원들의 찬반도 전례 없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상당 기간 유지→인내심 발휘→합리적 확신’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가장 최근 회의는 2006년 6월 열렸다. 전임 벤 버냉키 의장 재임 시절이었다. 2004년 6월부터 2년간 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연 5.25%로 끌어올리며 긴축을 끝내는 회의였다. 이후 9년여 동안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는 인하와 동결의 반복이었고, 2009년 1월 이후 6년9개월간 제로금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Fed가 다시 금리인상의 시동을 건 시점은 지난해 12월. 재닛 옐런 의장은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선제적 지침(포워드가이던스)을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발휘한다’는 문구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3개월 뒤 인내심이라는 단어도 FOMC 성명서에서 사라졌다.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 하반기로 금리인상을 미루면서 등장한 표현은 물가상승률 목표 도달을 위한 ‘합리적 확신’이었다. 이어 7월에는 “고용부문에서 약간(some)의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로 9월 인상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Fed의 시간표를 바꿔 놓았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원자재 가격 폭락과 신흥국 통화위기로 이어졌고, 미 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지수의 연간 상승률도 마이너스로 추락하면서 금리인상이 초래할 달러화 강세가 미국 경제 상승세까지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또다시 팽배해진 것이다.
9월 인상 찬반 놓고 FOMC 내부 팽팽한 기싸움
인상연기론을 공론화한 인물은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였다. 그는 지난달 27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미국 경제의 하락 압력을 가중시켰다”며 “9월 금리 인상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Fed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곧바로 나섰다. 그는 더들리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시차를 감안하면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9월 인상론을 되살렸다.
Fed 내 금리인상 논의의 주도권을 쥔 두 사람의 공방은 물가안정을 우선시하는 ‘매파’와 통화정책의 경기안정 기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 간 설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지표 오락가락…막판까지 예측불허 지속
이 상황에서 양측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던 고용지표마저 헷갈리게 나오자 시장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노동부가 지난 4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신규 일자리는 17만3000건으로 전망치인 22만3000건은 물론 전월의 24만5000건에 한참 못 미쳤다. 반면 실업률은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1%를 기록하며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Fed가 눈여겨보는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파트타임은 15만8000명 증가하고 노동 참여율도 하락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 고용동향은 금리 인상론자와 반대론자 모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복합적”이라며 “월가가 원했던 결정타는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도 9월 인상 찬반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제이콥 프렌켈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금리인상 연기는 Fed가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온 나침반의 방향과 다른 결정”이라며 “이로 인한 시장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통화위기에 직면한 인도네시아조차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9월에 인상 결정을 내리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과 터키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은 자본유출과 경기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월가의 한 투자분석가는 “올해 금리인상을 공언한 Fed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져 있다”며 “결국 옐런 의장의 리더십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상당 기간 유지→인내심 발휘→합리적 확신’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가장 최근 회의는 2006년 6월 열렸다. 전임 벤 버냉키 의장 재임 시절이었다. 2004년 6월부터 2년간 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연 5.25%로 끌어올리며 긴축을 끝내는 회의였다. 이후 9년여 동안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는 인하와 동결의 반복이었고, 2009년 1월 이후 6년9개월간 제로금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Fed가 다시 금리인상의 시동을 건 시점은 지난해 12월. 재닛 옐런 의장은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선제적 지침(포워드가이던스)을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발휘한다’는 문구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3개월 뒤 인내심이라는 단어도 FOMC 성명서에서 사라졌다.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 하반기로 금리인상을 미루면서 등장한 표현은 물가상승률 목표 도달을 위한 ‘합리적 확신’이었다. 이어 7월에는 “고용부문에서 약간(some)의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로 9월 인상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Fed의 시간표를 바꿔 놓았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원자재 가격 폭락과 신흥국 통화위기로 이어졌고, 미 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지수의 연간 상승률도 마이너스로 추락하면서 금리인상이 초래할 달러화 강세가 미국 경제 상승세까지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또다시 팽배해진 것이다.
9월 인상 찬반 놓고 FOMC 내부 팽팽한 기싸움
인상연기론을 공론화한 인물은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였다. 그는 지난달 27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미국 경제의 하락 압력을 가중시켰다”며 “9월 금리 인상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Fed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곧바로 나섰다. 그는 더들리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시차를 감안하면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9월 인상론을 되살렸다.
Fed 내 금리인상 논의의 주도권을 쥔 두 사람의 공방은 물가안정을 우선시하는 ‘매파’와 통화정책의 경기안정 기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 간 설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지표 오락가락…막판까지 예측불허 지속
이 상황에서 양측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던 고용지표마저 헷갈리게 나오자 시장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노동부가 지난 4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신규 일자리는 17만3000건으로 전망치인 22만3000건은 물론 전월의 24만5000건에 한참 못 미쳤다. 반면 실업률은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1%를 기록하며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Fed가 눈여겨보는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파트타임은 15만8000명 증가하고 노동 참여율도 하락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 고용동향은 금리 인상론자와 반대론자 모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복합적”이라며 “월가가 원했던 결정타는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도 9월 인상 찬반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제이콥 프렌켈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금리인상 연기는 Fed가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온 나침반의 방향과 다른 결정”이라며 “이로 인한 시장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통화위기에 직면한 인도네시아조차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9월에 인상 결정을 내리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과 터키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은 자본유출과 경기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월가의 한 투자분석가는 “올해 금리인상을 공언한 Fed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져 있다”며 “결국 옐런 의장의 리더십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