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안정성이 최우선
토지 95% 확보한 곳만 시행
내달 울산 등서 조합원 모집
부산과 울산 등 주택시장 열기가 뜨거운 경상권을 중심으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을 펼치고 있는 SB그룹의 이한재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토지의 95%를 이미 확보한 뒤 나머지 5%에 대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사업 안정성이 확보된 곳에서만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가 늘면서 최근 저렴한 분양가가 장점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10년 1635가구에 그쳤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물량은 올해는 3만가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자가 조합을 꾸려 토지를 사들인 다음 아파트를 짓는 것을 말한다. 토지 매입 대출 이자와 마케팅 비용 등 각종 부대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15~20%가량 분양가가 저렴하다. SB그룹은 비전문가인 조합을 대신해 사업 초기부터 각종 업무를 대행한다.
SB그룹은 최근 경북 칠곡군 한양수자인(999가구)과 울산 울주군 덕하 한양수자인(572가구)에서 지역주택조합원 모집을 사실상 마감하고 착공에 들어간 데 이어 다음달에는 울산 울주군 덕하2차(1070가구)와 부산 강서구(929가구)에서 조합원 모집에 나선다. 이 대표는 “SB그룹의 자체 주택브랜드를 적용해 시공에도 참여할 계획”이라며 “방 3개와 거실을 전면에 배치해 채광과 통풍이 좋은 4베이 설계를 적용하고 고급 마감재를 도입해 품질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SB그룹은 경기 화성시(3100여가구)와 평택시(1700여가구)에 지역주택조합 사업 부지를 확보하고 이르면 연말부터 수도권 사업에도 나선다. 이 대표는 “최근 문제가 불거진 지역주택조합은 토지 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곳들”이라며 “조합원 가입에 앞서 토지확보 여부와 사업 인·허가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SB그룹은 최근 산업조명 제조업체인 쏘코를 인수했다. 1985년 설립된 쏘코는 효율이 좋고 눈의 피로가 적은 무전극램프를 생산해 국내외 도로와 항만, 철도시설 등에 납품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부침이 큰 주택건설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신사업 진출이다.
이 대표는 1993년 쌍용건설 주택사업부에 입사해 분양과 인·허가는 물론 재건축·재개발 업무를 두루 맡아온 주택사업 전문가다. 한양과 이수건설 주택개발팀장을 지낸 뒤 지난해 한양건설 개발본부 부사장으로 일하면서는 1년 새 60여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시공권을 수주해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이 대표는 “SB라는 사명은 큰딸(이수빈) 이름에서 따왔다”며 “딸이 살 집을 짓는 마음으로 사업에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