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이례적으로 총재선거 무투표, 유일한 대항마 노다 전 총무회장 출마포기
안보법안·원전재가동·경제안보정책이 아베 장기집권 가를 듯
아베, 총재 임기 3년 연장하면 고이즈미 재임기간 웃돌아…전후 3번째 장수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투표 없이 집권 자민당 총재를 연임하게 됐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직 임기가 이달 말 종료함에 8일 총재 선거 후보자 등록을 한 결과 아베 총리가 단독으로 입후보했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무투표로 총재직 연임이 결정됐다.

총재 선거 출마에 의욕을 보여온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자민당 총무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단념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첫 집권 직후인 2006년 10월 자민당 총재로 취임해 1년가량 자리를 지켰으며 2012년 9월 다시 총재직을 차지했다.

그는 이로써 당 총재 3선을 기록한다.

그는 2012년 12월 총리로 취임해 이번 달에 재집권 2년9개월째를 맞는다.

앞으로 3년 더 총리를 할 경우 1차 집권기(2006년 9월∼2007년 9월) 재임 기간 366일까지 통산 약 6년9개월 간 총리로 재임하게 된다.

이 경우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재임기록 1천980일을 돌파하며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2천798일)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2천616일)에 이어 전후 세 번째 장수 총리가 된다.

아베 총리는 8일 후보등록 직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선거 출정식에서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여러분의 지원을 힘으로 바꿔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책임을 다하고 싶다.

국민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틀림없이 고용도 수입도 향상하고 있다.

앞으로는 확실하게 경제를 선순환 하게 하면서 전국 방방곡곡에 경기 실감을 전하고 완전하게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에 맞서 유일하게 출마를 의향을 밝힌 노다 전 총무회장은 당내 7개 파벌이 모두 아베 총리 지지를 선언한 상황에서 출마 요건인 추천인 20명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출마를 목표로 했으나 힘이 미치지 않아서 오늘 총재 선거 도전을 단념했다"고 말했다.

집권당 총재가 되는 것은 일본 총리직을 유지하기 위한 사실상의 필요조건이다.

자민당이 투표 없이 총재를 결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총재 선거 고시 후 입후보자가 1명뿐이라서 무투표 재선된 것이 1997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당시 총리 이후 18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2001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총재로 재신임됐을 때는 직전 참의원 선거 압승에 따라 출마 의사를 지닌 다른 인물이 없는 것을 당이 확인하고서 선거를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새로 시작되는 자민당 총재 임기 3년간 총리직을 이어가는 것을 전제로 정국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법안, 원전 재가동, 아베노믹스(경제정책),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외교 정책, 2016년 7월 참의원 선거, 미군기지 정책 등의 현안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와 이에 따른 지지율 변화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구상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일본의 헌법 해석을 변경해 안보법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필생의 과업'인 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