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투표 없이 집권 자민당 총재를 연임하게 됐다.

8일 NHK 등에 따르면 자민당이 이날 오전 총재선거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아베 총리가 단독으로 입후보했다. 전날까지 총재선거 출마에 의욕을 보였던 노다 세이코 전 자민당 총무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포기했다. 아베 총리는 무투표 재선이 결정된 뒤 “아베노믹스는 중반쯤 와 있다”며 “전국에 경기 회복의 선순환을 제공해 지역발전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총리로 취임해 이번달로 재집권 2년9개월째를 맞는다. 집권당 총재로서 3년 더 총리를 하면 1차 집권기(2006년 9월~2007년 9월) 재임 기간을 합쳐 통산 약 6년9개월(2460일)간 총리로 재임하게 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재임기록 1980일을 넘어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2798일)와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2616일)에 이어 전후 세 번째 장수 총리가 된다.

아베 총리가 향후 자신의 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면서 장기 집권하기 위해서는 내년 7월 참의원 선거가 중요하다는 관측이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합쳐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참의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법 제정이 힘들어지는 데다 선거 패배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당내 반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재 선거가 단독 입후보로 재선이 결정되면서 아베 총리의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내 7개 계파는 일찌감치 아베 총리 재선을 지지해 사실상 대항마 출마를 원천봉쇄했다는 지적이다. 교도통신은 400명 넘는 국회의원을 보유한 거대 여당이 침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