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창립 70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의 역사는 한국 화장문화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고(故) 서성환 창업주는 해방을 맞은 1945년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설립했다. 모친인 고 윤독정 여사가 여성용 머릿기름(동백기름)을 판매하던 '창성상점'에서 배운 개성상인의 경영 철학을 적용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서 창업주는 개성상인 DNA를 발휘해 '품질'에 승부를 걸었다. 초창기부터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국내 화장품 기업으로 첫 화장품 연구실을 만들었고 1959년 프랑스 코티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1960년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화장품 자동화 시설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 결실로 1966년 인삼을 원료로 한 세계 첫 한방화장품 'ABC인삼크림'을 출시했다. 1989년에는 세계 최초 녹차 화장품인 브랜드 '미로'를 론칭했다. 1997년에는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의 핵심성분인 레티놀 안정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며 '아이오페 레티놀2500'을 선보였다.
2008년에는 톡톡 두드려 바르는 쿠션 타입 화장품을 독자 개발,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아이오페'에서 처음 출시한 쿠션 타입 선블록 '에어쿠션'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13개에서 출시, 지난해에만 2600만개 넘게 팔렸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소속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에 쿠션 화장품 기술을 전수할 정도로 입지를 단단히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초부터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며 K-뷰티를 이끌고 있다. 중국과 프랑스에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해외 수출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 성장과 함께 해외 부문 매출이 급성장하며 대표 K뷰티 기업으로 떠올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연결 기준)은 2011년 3조585억원에서 지난해 4조7119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도 중국, 미국, 유럽을 3대 축으로 삼아 더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0년 매출 12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톱5' 화장품 기업 대열에 들어서는 게 목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아시안 뷰티'야 말로 21세기 전 세계 미(美)의 패러다임을 선도할 '새로운 뷰티'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 시장에서 아시안 뷰티란 새 카테고리를 만들어, 고객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미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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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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