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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구본준…꼼꼼히 실적 챙기다 이젠 '큰 그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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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CEO 취임 이후 현황·실적 일일이 점검
    "체력 다졌고 갈 길 정해졌다"

    기존 부문은 본부장에게 일임
    자동차부품 등 신사업에 집중
    달라진 구본준…꼼꼼히 실적 챙기다 이젠 '큰 그림' 집중
    취임 5년차를 맞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경영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종전에는 각 사업의 현황이나 실적을 꼼꼼히 챙겼지만, 최근엔 TV 가전 등 기존 사업은 각 사업본부장에게 일임하고 있다. 대신 자동차 부품 등 신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존 사업들은 나아갈 방향을 어느 정도 잡아놨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각 사업부문 임직원을 재촉하는 방식으로는 현재의 실적 악화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구 부회장과 가까운 임원들의 전언이다.

    기존 사업은 본부장들에게 ‘일임’

    최근 구 부회장에게 보고를 한 임원들은 “구 부회장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LG전자의 올 실적은 좋지 않다. 특히 TV,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서 부진하다. 꾸지람을 들을 각오로 관련 사업에 대해 보고하러 갔지만 구 부회장은 “알아서 잘하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답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 부회장의 태도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게 LG전자 직원들의 얘기다. 구 부회장은 개별 사업의 실적 등 ‘숫자’를 일일이 챙기기로 유명하다. 오너 경영인인데도 수십조원 단위의 복잡한 실적을 꼼꼼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이 좋지 않거나 제품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나오지 않으면 ‘불호령’도 서슴지 않았다.

    구 부회장은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직후인 2011년 1월 “제조업의 기본이 무너졌다”고 질타하며 대대적인 개혁을 주도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아웃소싱하던 금형제작을 금형센터를 세워 직접 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형 경쟁력 없이 좋은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는데도 LG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좀처럼 뒷받침되지 않자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제도를 만들어 우수 인재 양성에 힘을 쏟기도 했다.

    구 부회장의 개혁 작업에 힘입어 LG전자는 꾸준히 성장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경쟁사 제품에 한참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G3를 출시한 이후 “최소한 성능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TV 쪽에서도 세계 최초로 OLED 패널을 사용한 제품을 내놓으며 프리미엄시장을 선도했다.

    신사업 등 큰 그림에 ‘집중’

    그렇지만 실적이 따라주지 않았다. 상황은 올 들어 더 나빠졌다. 중국 스마트폰의 급성장, 신흥국 환율 약세, 유럽 경기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LG전자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약 3052억원)은 전년 동기(약 6062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7만원을 넘던 주가는 4만원대로 급락했다. 시장에선 “현재도 문제지만 미래가 안 보인다”는 혹평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구 부회장은 현 상황을 조급하게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사장급인 각 사업부문장에게 관리를 일임하고 있다. 품질 등 기초체력은 다지고, 나아갈 방향도 제시해 놨다는 판단에서다. TV 부문 실적이 좋지 않지만 ‘올레드 TV 대중화’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꾸준히 노력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폰 부문도 부진하지만 과거 피처폰 시절 LG를 세계 선두권으로 이끌었던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을 신뢰하고 있다고 한다. 가전 부문은 작은 세탁기와 큰 세탁기를 하나로 묶은 ‘트윈워시’ 등 세계 최초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고, 상반기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선방하고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대신 자동차부품 등 기업 간 거래(B2B) 분야 신사업만큼은 엄격하게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무게중심을 점점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B2B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직원들 사이에선 “LG전자에서 가장 바쁜 임원은 이우종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장(사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사장은 최근에도 일본 업체를 방문해 직접 자동차 부품 세일즈를 했다. 다른 본부장과는 달리 이 사장은 직접 거래처 실무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영업사원처럼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숫자를 공개할 순 없지만 자동차부품 사업의 수주 잔액은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수준”이라며 “신형 자동차 개발 주기인 5년쯤 뒤에는 회사의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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