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정부 기관이 집행한 정책을 사후 분석하는 기존 역할을 넘어, 정책의 잠재적 위험을 미리 경고하고 국가적 의제를 발굴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데이비드 워커 전 미국 연방감사원(CAO)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감사원 혁신방안 국제세미나’에서 “감사원은 사회 변화에 대응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개혁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재정 악화 위험이 커지면서 CAO는 정부 정책 중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업무를 ‘고위험군’으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며 “의회와 각 정부기관에 감사 결과를 적시에 제공하고, 주요 정책과제를 철저히 평가함으로써 CAO의 가치를 제고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개혁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국가적 도전과제를 앞서 제시하는 것이 감사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적발과 처벌 기능보다는 예방, 평가 역할을 강화해 피감사기관의 성과와 역량이 높아지도록 유도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감사 품질 향상을 위해 성과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전문가 심사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화 추세에 따라 온라인 상시감사를 구현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