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건선, 엄마는 비염, 아이는 중이염…온 가족 '환절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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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연령·나이별 환절기 질환
각질세포 겹겹이 쌓이는 건선
40~50대 남성에 주로 발병…염증세포 관절염 일으키기도
콧속에 염증 생기는 비염
30~40대 여성들 '단골 질환'…실내 환기 자주하고 물청소를
귀·코에 세균 들어가는 중이염
6세 이전 아동 90% 한번씩 앓아…고막에 걸릴 땐 청력장애 우려도
각질세포 겹겹이 쌓이는 건선
40~50대 남성에 주로 발병…염증세포 관절염 일으키기도
콧속에 염증 생기는 비염
30~40대 여성들 '단골 질환'…실내 환기 자주하고 물청소를
귀·코에 세균 들어가는 중이염
6세 이전 아동 90% 한번씩 앓아…고막에 걸릴 땐 청력장애 우려도
청명한 가을만 되면 유독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종 피부 질환과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피부에 각질이 생기는 건선은 서늘하고 건조한 날씨가 되면 증상이 심해진다. 비염 환자들은 환절기가 되면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 기침과 줄줄 흐르는 콧물 때문에 애를 먹곤 한다. 감기를 앓고 난 아이들은 중이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많다.
이들 질환은 모두 가을이 되면 환자가 늘어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성과 연령에 따라 주의해야 할 질환은 각각 다르다. 건선은 40~50대 남성 환자가 가장 많고 비염은 10세 미만 어린이와 30~40대 여성 환자가 많다. 중이염 환자는 대부분 10세 미만 어린이다. 이 때문에 가을이 되면 온 가족이 다른 질환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흔하다. 환절기 연령별로 주의해야 할 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건선, 40~50대 男 환자 가장 많아
건선은 인체의 면역계가 정상 피부세포를 병원균으로 잘못 인식해 생기는 면역 질환이다. 건조한 가을철 증상이 심해진다. 건선이 있으면 면역계가 피부세포에 평소보다 빨리 자라도록 신호를 보낸다. 피부의 죽은 세포가 떨어지기 전 새 피부 세포가 자라도록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질세포가 하얀 비늘처럼 겹겹이 쌓인다.
피부의 정상 세포는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하지만 건선이 생긴 부위는 세포 교체 주기가 6~8배 빠르다. 건선 초기에는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무릎 팔꿈치 엉덩이 머리 등에 생긴다. 반점은 점점 커지다가 각질로 변한다.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염증 세포가 손가락, 발가락, 관절 등을 공격하기도 한다. 건선 환자의 10~20%가 관절염을 함께 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처음에는 손·발가락 관절 부분이 뻣뻣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심해지면 관절신경이 파괴되기도 한다.
지난해 국내 건선환자는 16만5000명이었는데 50대 남성과 40대 남성 환자가 가장 많았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 연령층은 건선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광중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 환자는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병, 비만, 대인기피증,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무서운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건선으로 진단되면 약을 바르거나 먹는 치료, 빛을 쪼이는 광선치료 등을 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치료도 많이 한다. 한번 걸리면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목욕을 자주 하거나 실내 난방을 너무 높게 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목욕할 때 때밀이 수건으로 문지르는 것도 좋지 않다. 실내 습도는 50~60%로 유지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보습제를 수시로 바르면 도움이 된다.
○3040 여성, 비염 주의보
비염은 콧속에 염증이 생겨 콧물, 기침, 재채기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목 쪽으로 코 분비물이 넘어가거나,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눈 주위가 약간 검게 보이기도 하고 코가 막혀 잠투정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 30~40대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다.
비염의 대표 증상인 기침은 호흡기질환이 있을 때도 흔히 나타난다. 이 때문에 비염 초기에 감기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질환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염뿐 아니라 기관지천식 위식도역류질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용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폐결핵, 기관지 결핵, 폐암 등도 처음에는 가벼운 기침 증상으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비염 환자는 대부분 추운 날씨에 증상이 심해진다. 갈대 등 목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많아 1년 중 9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알레르기 유무를 확인하고 원인물질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
국내 비염 환자는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 양성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비염 예방을 위해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시키고 카펫이나 천으로 만든 두툼한 소파를 없애면 집먼지진드기를 줄일 수 있다. 속옷과 이불은 적어도 1주일에 한 번 삶거나 햇볕에 말려야 한다. 물걸레로 자주 청소해 먼지를 줄여야 한다.
○감기 앓고 난 어린이, 중이염 위험 커져
중이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으로 들어가 생기는 질환이다. 중이염 환자 중에는 어린이가 많다. 지난해 중이염 환자 245만5000명 중 56.5%에 달하는 138만8000명이 10세 미만이었다.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하고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 길이가 성인보다 짧다. 이관 모양도 수평에 가까워 중이염에 걸리기 쉽다. 중이염은 6세 이전 영유아의 90% 정도가 한 번씩은 앓고 지나가는 흔한 질환이다.
급성중이염에 걸리면 38도 이상의 열이 나면서 귀에 통증이 생긴다. 귀에서 액체나 고름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이염 환자의 10~20% 정도는 귀에 찬 액체나 고름이 빠지지 않아 고막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 청력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중이염 환자는 찬바람이 불면 늘어나기 시작한다.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코를 세게 풀거나 들이마실 때 콧물 속 세균이 이관을 타고 중이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이염 예방을 위해 아이들의 면역력을 키워줘야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기본이다. 아이가 코감기에 걸렸다면 귀 검사를 함께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환절기에는 따뜻한 음료를 마셔 코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면봉으로 닦아내는 것보다 귀 입구만 화장지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귓속 깊이 손을 대거나 후비는 것은 좋지 않다. 햇볕을 충분히 쫴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김광중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김용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들 질환은 모두 가을이 되면 환자가 늘어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성과 연령에 따라 주의해야 할 질환은 각각 다르다. 건선은 40~50대 남성 환자가 가장 많고 비염은 10세 미만 어린이와 30~40대 여성 환자가 많다. 중이염 환자는 대부분 10세 미만 어린이다. 이 때문에 가을이 되면 온 가족이 다른 질환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흔하다. 환절기 연령별로 주의해야 할 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건선, 40~50대 男 환자 가장 많아
건선은 인체의 면역계가 정상 피부세포를 병원균으로 잘못 인식해 생기는 면역 질환이다. 건조한 가을철 증상이 심해진다. 건선이 있으면 면역계가 피부세포에 평소보다 빨리 자라도록 신호를 보낸다. 피부의 죽은 세포가 떨어지기 전 새 피부 세포가 자라도록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질세포가 하얀 비늘처럼 겹겹이 쌓인다.
피부의 정상 세포는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하지만 건선이 생긴 부위는 세포 교체 주기가 6~8배 빠르다. 건선 초기에는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무릎 팔꿈치 엉덩이 머리 등에 생긴다. 반점은 점점 커지다가 각질로 변한다.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염증 세포가 손가락, 발가락, 관절 등을 공격하기도 한다. 건선 환자의 10~20%가 관절염을 함께 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처음에는 손·발가락 관절 부분이 뻣뻣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심해지면 관절신경이 파괴되기도 한다.
지난해 국내 건선환자는 16만5000명이었는데 50대 남성과 40대 남성 환자가 가장 많았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 연령층은 건선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광중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 환자는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병, 비만, 대인기피증,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무서운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건선으로 진단되면 약을 바르거나 먹는 치료, 빛을 쪼이는 광선치료 등을 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치료도 많이 한다. 한번 걸리면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목욕을 자주 하거나 실내 난방을 너무 높게 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목욕할 때 때밀이 수건으로 문지르는 것도 좋지 않다. 실내 습도는 50~60%로 유지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보습제를 수시로 바르면 도움이 된다.
○3040 여성, 비염 주의보
비염은 콧속에 염증이 생겨 콧물, 기침, 재채기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목 쪽으로 코 분비물이 넘어가거나,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눈 주위가 약간 검게 보이기도 하고 코가 막혀 잠투정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 30~40대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다.
비염의 대표 증상인 기침은 호흡기질환이 있을 때도 흔히 나타난다. 이 때문에 비염 초기에 감기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질환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염뿐 아니라 기관지천식 위식도역류질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용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폐결핵, 기관지 결핵, 폐암 등도 처음에는 가벼운 기침 증상으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비염 환자는 대부분 추운 날씨에 증상이 심해진다. 갈대 등 목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많아 1년 중 9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알레르기 유무를 확인하고 원인물질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
국내 비염 환자는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 양성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비염 예방을 위해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시키고 카펫이나 천으로 만든 두툼한 소파를 없애면 집먼지진드기를 줄일 수 있다. 속옷과 이불은 적어도 1주일에 한 번 삶거나 햇볕에 말려야 한다. 물걸레로 자주 청소해 먼지를 줄여야 한다.
○감기 앓고 난 어린이, 중이염 위험 커져
중이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으로 들어가 생기는 질환이다. 중이염 환자 중에는 어린이가 많다. 지난해 중이염 환자 245만5000명 중 56.5%에 달하는 138만8000명이 10세 미만이었다.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하고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 길이가 성인보다 짧다. 이관 모양도 수평에 가까워 중이염에 걸리기 쉽다. 중이염은 6세 이전 영유아의 90% 정도가 한 번씩은 앓고 지나가는 흔한 질환이다.
급성중이염에 걸리면 38도 이상의 열이 나면서 귀에 통증이 생긴다. 귀에서 액체나 고름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이염 환자의 10~20% 정도는 귀에 찬 액체나 고름이 빠지지 않아 고막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 청력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중이염 환자는 찬바람이 불면 늘어나기 시작한다.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코를 세게 풀거나 들이마실 때 콧물 속 세균이 이관을 타고 중이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이염 예방을 위해 아이들의 면역력을 키워줘야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기본이다. 아이가 코감기에 걸렸다면 귀 검사를 함께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환절기에는 따뜻한 음료를 마셔 코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면봉으로 닦아내는 것보다 귀 입구만 화장지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귓속 깊이 손을 대거나 후비는 것은 좋지 않다. 햇볕을 충분히 쫴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김광중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김용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