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돈 쓴 정부…협동조합 90%는 '좀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난립한 7700여개 협동조합 중 제대로 운영되는 조합은 1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대부분은 개점휴업 상태거나 활동이 미미한 ‘무늬만 협동조합’이다. 일부는 지원금만 받고 운영을 안하는 ‘먹튀조합’이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을 시행하며 “협동조합에서 5년 안에 5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던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 지원을 받은 협동조합이 잇달아 부실화하자 조합 내부에서조차 “정부 지원금은 눈먼 돈”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는 협동조합 운영실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11일 이만우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협동조합은 7759개(지난달 말 기준)였다. 법 시행 뒤 매달 평균 235개 늘어난 셈이다. 이들 협동조합의 평균 출자금은 1917만원이었다. 2013년 5월 조사에서 1209개 협동조합의 평균 출자금이 30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000만원 이상 줄었다. 출자금이 100만원이 안 되는 곳이 15%였다.

이 의원은 “협동조합 출자금이 너무 적어 목적사업을 추진할 수 없을 정도로 영세한 경우가 대다수”라며 “주무부처인 기재부는 설립허가를 내주는 역할에 그칠 뿐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동조합을 연구하는 한 학계 전문가는 “전문가들은 실제 운영 중인 협동조합을 등록 조합의 10% 정도로 추정한다”며 “행정자치부 등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무질서하게 내놓은 지원책이 협동조합을 수동적으로 만들어 자생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꼽은 굵직한 협동조합 지원정책만 48개에 달했다. 기재부는 수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지원 내역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협동조합기본법을 입안했고, 그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윤희은/박상용/박종필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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