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 계열사 일제히 급등…검찰, 김영준 연관 가능성 의심
뉴프라이드 "우리와 무관"
15일 뉴프라이드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4680원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중국 면세점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이후 5거래일 상한가를 포함해 7거래일 동안 300% 이상 폭등했다. 당시 이 회사는 자회사인 뉴프라이드코리아가 중국 면세점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허난방송송신탑관리유한공사와 면세점 개점 사업시행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화전기 계열사 세 곳도 뉴프라이드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덩달아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이화전기와 자회사인 이트론 이아이디도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아이디는 4일 면세점 진출 지원 목적으로 30억원 상당의 뉴프라이드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이아이디 주가는 이날 4일 종가(955원) 대비 세 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화전기는 지난 2월 뉴프라이드 주식을 처음 사들여 9%대 주주까지 올랐다가 현재 지분을 처분한 상태다. 이어 4월 뉴프라이드 전 최대주주(김은종 대표)는 골든아이바이오앤에너지(옛 골든아이캐피탈)에 지분을 대부분 매각하고 경영에는 그대로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같은달 설립된 미국에 있는 태양광·자원개발 회사로, 다른 투자 전력은 없다.
이화전기 계열사들이 수사를 받는 도중에 일제히 주가 급등세를 연출하자 당국은 ‘시세조종을 위한 또 다른 작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 회사는 면세점 호재가 터진 이후 수백억원대 평가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업을 영위한다면 별문제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계획에 실체가 없다면 시세조종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이진동)는 이트론, 이아이디 등 계열사 주식을 차명으로 사들이고 주가를 부양한 혐의로 이화전기의 실소유주 김영준 전 회장을 추적 중이다.
2000년대 초 ‘이용호 게이트’의 배후 인물로 지목돼 실형을 살았던 김 전 회장은 지난 7월 시세조종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두 달째 종적을 감춘 상태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뉴프라이드발(發) 이화전기 계열사의 최근 주가 급등이 과거 시세조종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수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의 CB를 인수한 뒤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호재를 만들어 주가를 띄우는 것은 그동안 김 전 회장의 전형적 수법”이라며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전반적인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프라이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전 회장과 회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중국사업은 가시화되고 있어 곧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시세조종 혐의는 우리와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화전기 측은 “김 전 회장이 경영에 관여한 바 없으며 이아이디의 뉴프라이드 CB 인수는 정상적인 투자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소람/오형주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