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하반기 SK 신입사원 공채 입사자들이 충북 충주 인등산 등반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4년 하반기 SK 신입사원 공채 입사자들이 충북 충주 인등산 등반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SK는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인재양성 철학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한다’는 인재보국(人材報國)의 노력을 지속해서 펼치고 있다.

SK의 인재경영은 1973년 ‘장학퀴즈’를 후원하면서 시작됐다. 1974년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외국 유명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한 것도 인재경영의 일환이다. 40여년간 이어진 SK의 인재 경영은 최근 신입사원 공개채용에도 적용되고 있다. SK는 신입사원 공채에서 스펙 관련 항목 삭제, 끼 열정 도전정신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는 ‘바이킹 챌린지’, 지방대생 30% 이상 선발 등을 시행하고 있다.

SK의 인재경영은 SK가 후원해 1973년 2월18일 첫 방송을 한 고교생 퀴즈 프로그램 장학퀴즈에서 출발했다. 장학퀴즈는 방영 초부터 전국의 수많은 청소년을 매주 일요일 아침 TV 앞에 모여들게 할 만큼 인재와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방송 횟수는 2000회, 출연 학생은 1만6000여명에 달한다.

장학퀴즈는 SK가 ‘청소년 인재양성’이라는 공익적인 목표에만 집중해 후원함으로써 40여년간 유지될 수 있었다. SK의 최고경영진은 인재 경영 철학에 따라 장학퀴즈를 변함없이 후원하고 있다.

SK는 2015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 입사지원서에 스펙 관련 항목을 완전히 없앴다.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에 따른 낭비를 최소화하고, 직무수행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을 정착하기 위해서다.

SK 공채 응시자들은 스펙과 관련된 내용을 일절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채용부터 제외되는 스펙 연관 항목은 외국어 성적, 정보기술(IT) 역량, 해외경험, 대학 시절 수상경력, 업무 경험 등이다. 입사 지원서에 부착하던 지원자의 사진도 없앴다. 다만 최소한의 검증을 위해 학력, 전공 및 학점 등의 기본 정보는 제시하도록 했다.

SK는 또 지원자들의 도전정신에 초점을 맞춰 면접으로만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바이킹 챌린지 전형을 2013년부터 도입했다. 이름, 생년월일, 졸업연도 등 최소한의 개인 정보와 스토리 중심의 자기소개서로 1차 서류심사를 한다. 개인 역량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및 심층면접과 인턴십을 거쳐 최종 선발자를 결정한다. 응시자가 학력이나 스펙 등을 부각하면 감점을 받을 정도로 철저하게 문제해결 능력과 도전정신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게 이 전형의 특징이다.

SK의 신입사원 과정은 SK아카데미에서 2주간 합숙 교육을 받는 것부터 시작된다. SK 신입사원 과정의 목표는 SKMS(SK management system) 기반의 SUPEX 정신으로 무장된 그룹 신입사원을 양성하는 것이다. SUPEX란 ‘super excellent’의 약자로,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을 뜻한다.

SK의 신입사원 과정은 SKMS를 철저히 이해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SKMS 및 SUPEX 추구방법 워크숍’ ‘인등산 패기 훈련’ ‘최고경영진과의 대화’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최고경영진과의 대화는 최고경영자(CEO)와 신입사원 간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넓히고 신입사원들에게 ‘CEO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됐다.

SK가 육성하고자 하는 인재는 한마디로 ‘일과 싸워서 이기는 기질을 갖춘 사람’이다. SK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덕목으로 패기를 강조한다. 패기는 구체적으로 적극적인 사고, 진취적 행동, 빈틈없고 야무지게 일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적극적인 사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을 말하며, 진취적 행동이란 모든 장애요인을 극복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려는 태도를 가리킨다. 이에 더해 자기가 맡은 일은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다른 사람이 손댈 필요가 없도록 야무지게 처리하는 역량도 필요하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