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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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
정규재 지음 / 베가북스 / 382쪽 / 1만4000원
정규재 지음 / 베가북스 / 382쪽 / 1만4000원
“정말 필요한 준비는 하지 않고 그저 상징적인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데 그렇게 많은 돈을 써야 되겠습니까? 나중에 통일이 된 뒤에 천천히 만들어도 되는 공원에 왜 그렇게 몰두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잘못된 통일 준비’ 편)
“우리 사회 기득권 계층의 비리를 바로잡자는 것인데, 상관없는 사람들을 옭아매고 자신은 빠져나가려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를 보면 정말이지, 욕이 나옵니다.”(‘김영란법’편)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과 이슈에 대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깊이 있는 분석과 신랄한 비판을 담은 신간 《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가 나왔다. 지난해 5월 출간한《정규재TV 닥치고 진실》에 이어 정 주필이 ‘정규재TV’에서 방송한 주요 내용을 모아 주제별로 분류하고 정리한 책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서 국민연금, 대한항공 사태와 톈안먼사건 재조명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글로벌이슈 인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정 주필의 시각을 살펴볼 수 있다.
‘잘못된 통일 준비’ 편에는 저자가 지난해 말 청와대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통일준비위원회 3차 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걱정한 내용이 담겨 있다. 통일준비위원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한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에 대한 고민이다. 북한 난민 수용 문제, 제대 군인 교육 및 재취업 등 통일이 되면 다급한 과제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텐데 평화공원 조성 사업이 얼마나 우선순위가 높은지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영란법을 다룬 ‘이 분들이 만든 비뚤어진 김영란법’ 편에서는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국회의원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1년6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을 둔 것도 국회의원들이 빠져나가기 위한 시간을 벌려고 한 행동이라 생각한다”며 “심지어 국회의원 가족들도 김영란법에서 다 빠져나왔다”고 설명한다.
이른바 ‘조현아 사건’으로 불리는 대한항공 회항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남다르다. 저자가 우선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기내 상황이 걸러지지 않고 외부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이코노미석과 달리 사적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몇 배의 요금을 더 내고 타는 공간이다. 그는 “내가 일등석 손님인데 바깥에 나의 이야기가 흘러나갔다고 생각해보라”며 “대한항공이 일등석 서비스를 할 만한 기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 제목을 직접 달았다. 그는 “사람들이 철석같이 믿고 있는 얘기조차 거짓말이거나, 그와 비슷하거나, 거짓말이 적당히 버무려진 주장들이 섞여든다”며 제목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부록으로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저자의 통찰과 직관을 담은 특별강의 ‘자유시장경제는 어떻게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가?’가 실려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우리 사회 기득권 계층의 비리를 바로잡자는 것인데, 상관없는 사람들을 옭아매고 자신은 빠져나가려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를 보면 정말이지, 욕이 나옵니다.”(‘김영란법’편)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과 이슈에 대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깊이 있는 분석과 신랄한 비판을 담은 신간 《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가 나왔다. 지난해 5월 출간한《정규재TV 닥치고 진실》에 이어 정 주필이 ‘정규재TV’에서 방송한 주요 내용을 모아 주제별로 분류하고 정리한 책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서 국민연금, 대한항공 사태와 톈안먼사건 재조명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글로벌이슈 인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정 주필의 시각을 살펴볼 수 있다.
‘잘못된 통일 준비’ 편에는 저자가 지난해 말 청와대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통일준비위원회 3차 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걱정한 내용이 담겨 있다. 통일준비위원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한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에 대한 고민이다. 북한 난민 수용 문제, 제대 군인 교육 및 재취업 등 통일이 되면 다급한 과제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텐데 평화공원 조성 사업이 얼마나 우선순위가 높은지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영란법을 다룬 ‘이 분들이 만든 비뚤어진 김영란법’ 편에서는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국회의원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1년6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을 둔 것도 국회의원들이 빠져나가기 위한 시간을 벌려고 한 행동이라 생각한다”며 “심지어 국회의원 가족들도 김영란법에서 다 빠져나왔다”고 설명한다.
이른바 ‘조현아 사건’으로 불리는 대한항공 회항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남다르다. 저자가 우선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기내 상황이 걸러지지 않고 외부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이코노미석과 달리 사적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몇 배의 요금을 더 내고 타는 공간이다. 그는 “내가 일등석 손님인데 바깥에 나의 이야기가 흘러나갔다고 생각해보라”며 “대한항공이 일등석 서비스를 할 만한 기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 제목을 직접 달았다. 그는 “사람들이 철석같이 믿고 있는 얘기조차 거짓말이거나, 그와 비슷하거나, 거짓말이 적당히 버무려진 주장들이 섞여든다”며 제목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부록으로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저자의 통찰과 직관을 담은 특별강의 ‘자유시장경제는 어떻게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가?’가 실려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