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월 FOMC를 마치고 금리를 동결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블룸버그 중계 캡처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월 FOMC를 마치고 금리를 동결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블룸버그 중계 캡처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미국 경제상황과 금리 인상 시 중국 등 신흥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고려한 조치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는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다음달 또는 12월로 미뤄졌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17일 이틀간의 FOMC 회의 후 연 기자회견에서 “현행 0~0.25%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 즉 기준금리를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FOMC 위원 10명의 표결 결과는 9(동결) 대 1(인상)로 나타났다.

Fed는 그동안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고용시장 개선과 물가인상률(인플레이션)의 목표치(연 2%) 달성 가능성 두 가지를 꼽았다. 실업률은 지난 8월 5.1%로 완전 고용에 가깝게 떨어졌다. 그러나 정규직 고용비율, 임금상승률, 신규 취업자 등 고용의 질적 지표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가도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0.1% 떨어졌다. 하락폭은 작았지만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저유가와 달러 강세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중국의 수요 둔화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취약해진 세계 경제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심사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특히 초저금리 달러자금이 많이 진출한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터키 등이 금리 인상 시 신용위축 등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날 보합세로 출발했다가 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향후 금리 결정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워싱턴=박수진/뉴욕=이심기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