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7일(현지시간) 금리 동결 결정과 함께 예상보다 온건한 비둘기파(dovish,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강조)적 성명서를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예상하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FOMC는 이날 성명서에서 “고용시장이 좀 더 개선되고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이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표현을 반복했을 뿐, 구체적 시기에 대한 추가 힌트는 내놓지 않았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다는 방침은 달라지지 않았으며 10월에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의 전망은 ‘올 12월이냐, 내년이냐’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전체 17명의 FOMC 위원(의결권 없는 위원 포함) 중 연내 인상을 지지하는 위원 수도 이전 15명에서 이번 회의 때 13명으로 줄었다.

외신은 이날 FOMC 회의 결과가 공개된 직후 월가 주요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2월 인상을 예상한 사람이 12명으로 70%에 달했다고 전했다. 10월에 올릴 것이라고 내다본 사람은 2명(11%)에 그쳐 내년 이후라고 답한 3명(17%)보다 적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는 “FOMC의 금리 동결 결정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시장 전망을 12월로 돌리기 위한 기술적 연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가 트레이더 중에서는 내년 이후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의 선물거래 가격에 반영된 금리 인상 시점을 분석한 결과 12월 인상 확률은 45%로 FOMC 회의 직전 65%에서 크게 낮아졌다. 반면 내년 1월 확률은 54%, 3월은 67%로 급등했다. 10월은 16%에 그쳤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