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어…외국인 수형자에 '가족의 끈' 이어주다
충남 천안교도소에서 징역을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인 A씨는 고국을 떠난 지 6년여 만에 여동생 등 가족을 만났다. 외국인 전담 천안교도소가 지난 18일 추석을 앞두고 연 ‘가족만남의 날’ 행사에서다. 가족만남의 날은 법무부가 수형자의 심신 안정과 원활한 사회 복귀를 위해 여는 행사로 수형자는 이날 교도소 내에서 가족을 만나 식사 등을 할 수 있다. A씨는 “가족들의 손을 잡고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수형자와 가족 간 만남을 주선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법무부의 가족만남의 날 행사가 외국인 수형자를 대상으로도 자리잡아 가고 있다. 법무부가 이날 연 행사에는 중국 국적 수형자 16명, 미국 국적 수형자 4명 등 총 8개국 27명이 참석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천안교도소를 찾은 가족은 67명이었다. A씨는 이날 행사를 마친 뒤 가족들과 함께 교도소 내 ‘가족만남의 집’에서 1박2일을 보냈다. 가족만남의 집은 수형자와 가족이 숙식을 함께할 수 있는 장소로 수용동과 떨어져 단독주택처럼 설치돼 있다.

천안교도소에는 작업장려금을 고국에 송금해 가족의 생계에 도움을 주고 있는 수형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장려금은 작업의 종류나 성적 등을 고려해 법무부가 수형자에게 주는 돈으로 근로 의욕을 높이고 건전한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에서 수형생활 중 받은 직업교육과 교도작업도 이들이 출소한 뒤 고향에서 자리잡는 데 도움을 준다.

정충훈 천안교도소장(사진)은 “이번 행사가 장기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한 외국인 수형자의 심리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며 “외국인 수형자의 사회적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교정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