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외국항공사 기준 달리 적용…'꼼수 요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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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항공사 유류할증료 다른 이유
Q. 9월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0원’이 됐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습니다. 10월 초 인천을 출발하는 파리 항공권을 취소하고 다시 예매하려고 했죠. 그런데 제가 예약한 외국 항공사는 여전히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더라고요. 항공사에 따라 유류할증료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요.
A.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 제로 시대’를 맞은 것은 2009년 8월 이후 6년 만입니다. 유류할증료는 1개월 단위로 고지되며 전월 16일~이달 15일의 싱가포르 현물시장 항공유(MOPS)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정합니다. 유류할증료는 1~33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아래로 떨어지면 1단계 이하라 부과하지 않습니다. 올해 10월 유류할증료는 산정 기간인 8월16일~9월15일 동안 싱가포르 항공유가 갤런당 137.04센트였기 때문에 9월에 이어 역시 0원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한국 항공사들은 정부에 유류할증료를 신고하고 국토교통부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외국 항공사들은 국가 간 협정에 따라 단순히 신고만 하고 유류할증료를 받는 곳이 있죠. 이런 항공사는 유류할증료를 내리지 않고 판매합니다.
국적 항공사의 10월 유류할증료가 0원인 것을 감안하면 일부 외국 항공사의 유류할증료는 지나치게 높은 편입니다. 에어프랑스에선 10월 인천~파리 노선의 이코노미석 항공권 가격이 102만2000원인데 이 중 유류할증료 명목의 ‘항공사 부과금액’은 38만9100원입니다. 루프트한자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의 항공료 115만9600원 중 유류할증료가 48만2900원, 핀에어의 인천~헬싱키 노선은 항공료 98만2200원 중 유류할증료가 32만4400원입니다.
유가 하락으로 가격 인하 여지가 있는데도 유류할증료를 내리지 않는 이유는 ‘수익’ 때문입니다. 항공사가 기업에 법인 할인을 해줘도 기본운임에만 할인이 적용됩니다. 항공사의 수익 보전 수단인 유류할증료는 전부 내야 하기 때문에 할인폭이 커져도 부담이 덜하죠. 또한 승객이 마일리지를 써서 항공권을 공짜로 살 때도 유류할증료는 전부 내야 합니다. 10월 국제선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산다면 국적 항공사는 말 그대로 공짜지만 외국 항공사는 수십만원의 비용을 내야 합니다. 따라서 유류할증료를 내리지 않는 것이 항공사의 이익을 높이는 방법이 되는 것이죠.
더욱이 일부 외국 항공사는 유류할증료가 얼마인지 정확히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금, 요금 및 기타 수수료’로 묶어 총금액만 표기하는 것이죠. 또 최근 외국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를 ‘항공사 부과요금’이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꼼수를 쓰고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세부 요금 항목에 항공사 부과금액(carrier-imposed charge), 항공사 부과 추가요금(carrier-imposed surcharge), 항공사 부과 국제 추가요금(carrier-imposed international surcharge) 등이 곧 유류할증료이니 참고하세요.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하지만 이런 기준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한국 항공사들은 정부에 유류할증료를 신고하고 국토교통부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외국 항공사들은 국가 간 협정에 따라 단순히 신고만 하고 유류할증료를 받는 곳이 있죠. 이런 항공사는 유류할증료를 내리지 않고 판매합니다.
국적 항공사의 10월 유류할증료가 0원인 것을 감안하면 일부 외국 항공사의 유류할증료는 지나치게 높은 편입니다. 에어프랑스에선 10월 인천~파리 노선의 이코노미석 항공권 가격이 102만2000원인데 이 중 유류할증료 명목의 ‘항공사 부과금액’은 38만9100원입니다. 루프트한자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의 항공료 115만9600원 중 유류할증료가 48만2900원, 핀에어의 인천~헬싱키 노선은 항공료 98만2200원 중 유류할증료가 32만4400원입니다.
유가 하락으로 가격 인하 여지가 있는데도 유류할증료를 내리지 않는 이유는 ‘수익’ 때문입니다. 항공사가 기업에 법인 할인을 해줘도 기본운임에만 할인이 적용됩니다. 항공사의 수익 보전 수단인 유류할증료는 전부 내야 하기 때문에 할인폭이 커져도 부담이 덜하죠. 또한 승객이 마일리지를 써서 항공권을 공짜로 살 때도 유류할증료는 전부 내야 합니다. 10월 국제선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산다면 국적 항공사는 말 그대로 공짜지만 외국 항공사는 수십만원의 비용을 내야 합니다. 따라서 유류할증료를 내리지 않는 것이 항공사의 이익을 높이는 방법이 되는 것이죠.
더욱이 일부 외국 항공사는 유류할증료가 얼마인지 정확히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금, 요금 및 기타 수수료’로 묶어 총금액만 표기하는 것이죠. 또 최근 외국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를 ‘항공사 부과요금’이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꼼수를 쓰고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세부 요금 항목에 항공사 부과금액(carrier-imposed charge), 항공사 부과 추가요금(carrier-imposed surcharge), 항공사 부과 국제 추가요금(carrier-imposed international surcharge) 등이 곧 유류할증료이니 참고하세요.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