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발사됐던 북한의 ‘은하-3호.’ 한경DB
2012년 12월 발사됐던 북한의 ‘은하-3호.’ 한경DB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10일)을 맞아 새로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뜻을 내비쳤다. 2012년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장거리로켓 ‘은하-3호’를 발사한 지 3년여 만이다. 은하-3호는 27t급 노동미사일의 액체엔진 4개와 3t급 보조엔진 4개를 결합해 만든 120t급 로켓으로, 100㎏의 물체를 실어나를 수 있는 길이 30m의 3단형 로켓이다. 로켓의 2단 부분은 서해 발사장에서 2450㎞ 떨어진 필리핀 해상까지 날아갔다.

북한 전문사이트 38노스 등에 따르면 북한은 올초 서해 발사장의 로켓 발사대 높이를 67m까지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높이라면 로켓 길이가 40~45m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켓의 추력(하늘로 밀어 올리는 힘)이 개선되면서 사거리는 전보다 훨씬 늘어났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발사대를 확장한 것은 정지궤도 위성개발을 이유로 더 강력한 로켓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준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륙간 탄도 기술 보유한 북한…군사용 통신위성 개발 '사활'
북한은 2013년 우주개발법을 만들고 국가우주개발국(NADA)을 신설한 사실을 발표하는 등 평화 목적을 부각하기 위해 부쩍 신경 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최소 2기의 인공위성이 발사 대기에 들어갔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평화적이고 경제적인 목적을 가진 지구관측위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정지궤도위성 개발에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지궤도위성에는 국내 최초 해양기상관측위성인 천리안 위성이나 통신방송위성인 무궁화 위성이 있다. 북한이 지형이 험한 한반도 상황을 고려해 군사용 목적의 통신 위성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교수는 “북한이 대륙간탄도탄 실험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견제가 적은 인공위성 발사체라는 점을 부각시켜 로켓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한국보다 한발 먼저 자국 영토에서 우주에 물체를 쏘아 올린 나라가 됐다. 장 교수는 “북한은 위성이나 로켓에 들어가는 대부분 전자부품을 민간에서 사용하는 일반 전자기기에서 떼다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난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품질이 좋은 위성을 생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