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FOMC 기자회견장 밖 시위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K스트리트 18번가에 있는 KPMG 빌딩. 미국 중앙은행(Fed)이 부족한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몇 달 전 ‘3년 임차’로 들어온 이 빌딩은 이날 유달리 안팎으로 부산했다. 안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 준비로, 건물 밖에서는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대로 이른 아침부터 시끌시끌했다.

‘대중민주주의센터(CPD)’라는 진보성향 민간단체 회원 30여명은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부터 ‘금리 인상=임금 하락’이라는 팻말을 들고 금리 인상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회복이 미약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강행하면 미국 근로자들의 실질적 임금이 하락하고 이는 다시 경제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Fed 관계자는 “기준금리 정책 발표를 앞두고 회견장 앞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매우 당황스럽다”고 했다.

회견장에서도 시위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빈야민 애펄바움 뉴욕타임스 기자는 재닛 옐런 Fed 의장에게 “기자회견장 밖에서 금리 인상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그런 목소리들이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쳤나”고 물었다. 옐런 의장은 “FOMC가 참고하는 것은 오직 경제지표와 전망에 대한 의견뿐”이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이번 FOMC 결정을 앞두고 경제학계에선 금리 인상 반대 목소리가 컸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 좌파성향 교수들이 반대했다. 스티글리츠는 “(연내 금리 인상만 얘기하는) Fed에 질렸다”고 공격했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까지 가세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위축됐을 때 FOMC 위원들이 받을 정치적 타격이 금리 인상 결정을 어렵게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금리인상 문제를 풀기가 더 어려워진다”(월스트리트저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워싱턴=박수진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