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즐거워지는 10초…한경닷컴 스내커, 신개념 웹툰 ‘십세툰’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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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라는 이름의 시대에서 10초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출퇴근을 하고, 이동하는 그 짧은 시간에도 우리는 모바일을 통해 검색을 하고, 음악을 듣고, 막간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웹툰 이용자 수 총 9,590만명, 통상 1000만명이 매일 웹툰을 보는 지금. 한경닷컴의 지식 정보 공유 채널 스내커가 '십세툰(10SecondToon)'이라는 이름의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다. ‘십세툰’은 21일부터 열 컷 내외로 구성된 짧은 웹툰으로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매일 하루 1편씩, 당신의 10초를 즐겁게 만들어 갈 다섯 명의 웹툰 작가들을 만났다. <편집자주>
‘십세툰’이라는 명칭이 독특하다. 욕 같기도 하고...
유택근 투유엔터테인먼트 대표 (이하 유대표) : 10초 내외로 즐길 수 있는 짧은 웹툰이라는 발상으로 시작해 가칭으로 만들었던 이름이다. ‘10, 초(Second),툰(Toon)’을 영어로 배열해 놓고 보니 콘셉트에 상당히 부합한 이름이더라.
탐이부 : 쉽게 뇌리에 박히는 이름이긴 한데 사실 잘못 들으면 욕과 같다. 그래서 순화시킬 수 있는 부제를 달아보기로 했다. 10초만에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짧은 웹툰 이라고. 초기 기획을 탐이부 작가가 시작한 것으로 안다.
유대표 : 십세툰은 탐이부 작가님께서 타 플랫폼에 먼저 제안을 했던 콘셉트다. 스크롤 방식이 아닌 슬라이드 방식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묵혀놨다 꺼내들게 된 히든카드와 같은 작품.
탐이부 : 포털 사이트에서 서비스 하는 웹툰은 스크롤바로 운영된다. 그것은 포털에서 최적화 되어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 가보면 네 컷 만화로 된 잡지가 있다. 이것을 잘 매칭 시키면 짧은 만화에 특화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라고 봐도된다. 누가 와서 언제 봐도, 매회 스토리가 이어지지는 않지만 에피소드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카툰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같이 기획을 한 것 같다.
한경 스내커라는 플랫폼으로 선독점 연재를 시작하게 됐다.
유대표 : ‘십세툰’은 본격 SNS모바일툰을 표방한다. 레진코믹스나 포털 등에 작가들이 독점 연재하는 것이 아니고, 십세툰이라는 동명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연재되고 바이럴 된다. 한경 스내커는 십세툰의 첫 번째 공식 스폰서가 돼 선독점 연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스내커에 ‘십세툰’이라는 채널을 가지게 된 거다.
탐이부 : ‘십세툰’이라는 브랜드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스폰서를 통해 다양한 십세툰을 연재할 수 있다. 한경에서 연재되는 십세툰이 20대중후반을 대상으로 한다면, 타 플랫폼에서는 또 다른 타켓을 상대로 다른 작품을 연재할 수 있다.
탐이부, 애풍, 악어인간, 김오늘 이라는 네 분의 작가들이 함께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탐이부 : 2년전 쯤 콘셉트를 만들어서 타 플랫폼에 연재를 하려고 했던 라인업이다. ‘십세툰’에서 어떤 작품을 보여줄 예정인가.
탐이부 : 만담 개그를 만화로 그리고 싶었다. 남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주요 인물들이 에피소드마다 역할을 바꿔갈 예정이다. 부부, 연인, 학생, 선생 등으로 말이다. 캐릭터들은 전신 타이즈를 입고 있는데 이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무던한 일상 중에 일상이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즐거움을 주기 위해 구현해 낸 것이다.
악어인간 : ‘십세툰’은 10초 안에 보여져야 하는 만화다. 그 안에서 기승전결을 만들고 독자들이 이 짧은 만화를 보았음이도 ‘재미있는 작품을 봤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삶의 진한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는 '초단막 미니 드라마'가 될 것이다.
기자 : 제목이 '막무가내' 다.
악어인간 : 사실 유대표님이 지어주신 건데...‘막무가내’로 그리다보니 작품의 제목도 ‘막무가내’가 됐다.
애풍 : '짜리몽툰'은 낙서하는 방식으로 처음 시작한 작품이라, 울림이 있는 것들을 그림으로 글귀로 풀어가고 싶다. 감성을 테마로 한 짧은 그림, 그리고 글로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보듬어 주고자 하는 웹툰이다.
김오늘 : ‘거기 그 사람들’이라는 작품은 지난해부터 블로그에 연재해 왔던 작품이다. 십세툰에서는 더 각색하고, 짜임새 있는 작품으로 나가게 될 것 같다. 본격 SF 허무개그 웹툰 이랄까.
주요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나. 작가의 페르소나인가.
탐이부 :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그 작품에 작가는 자기 자신을 투영한다. 앞서 연재했던 ‘생툰’은 일기 같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창작 작품에는 자기 자신과 다른 모습, 내가 바라는 모습, 일상에서 할 수 없었던 모습을 반영하기도 한다.
악어인간 :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상상을 한다.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실제 모습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 사람을 상상하고 분석하면서 캐릭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김오늘 : 그런 것 없는데..
탐이부 : 신내림 받는다고 해~
일동 : (웃음)
김오늘 : 사실 다른 웹툰을 잘 보지 않는다. 재미가 없어 안 보는 게 아니라, 보다 보면 부러움 반 질투 반 따라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런 게 생겨서 기피하게 된다. 단지 소재를 일상에서 찾는다. ‘거기 그 사람들’ 같은 경우 사람들이 살아가고, 그 삶에 외계인이 침공을 한다. 이를 사회 현실과 적절하게 버무렸다.
애풍 :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고 힐링 해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비타민, 알약과 같다. 삶의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탄생했다.
‘짜리몽툰’은 기획 단계에서 애풍 작가와 탐이부 작가가 함께 했다고 들었다.
탐이부 : 애풍 작가님과 집이 가까워서 아이디어 회의 같은 것을 자주 했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연재를 염두에 두지 않고 ‘한컷툰’ 같은 것으로 시작하게 됐다. 평소 애풍 작가님 그림을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 이것 자체만으로도 한 작품을 할 수 있겠다 싶어 아이디어를 드린 것이다. 애풍 작가의 그림체는 정말 ‘소녀소녀’ 스럽다.
애풍 : 사실 나는 이중적인 사람이다. 이쪽에서 하드보일드한 거 하다가 이쪽에서는 소녀스러운 연애작품 하다가.
탐이부 : 하드보일드 그림 그릴 때는 지하에서 해골과 함께 하는 것 아니냐. ‘짜리몽툰’할 때는 레이스 같은 것 모티브로 놓고 하고.(웃음)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가.
탐이부 : 요즘들어 ‘메시지’에 대한 고찰을 많이 하게 됐다. 예전에는 단순히 웃기거나 개그적인 소재를 많이 탐닉했다. 그러나 다루는 소재나 이슈에 관해 작가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작가가 ‘웃기다’라고 생각했던 소재가 읽는 사람에 따라 상처가 될 수 있기도 하다. 웃으면서 보지만 가슴에 무엇인가가 남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악어인간 : 작가 스스로 느끼는 재미 요소가 있겠지만, 독자에게 주고 싶은 대중적인 재미를 염두에 뒀다. SNS로 확산될 수 있는 웹툰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메시지를 찾았다.
김오늘 : 허무 속에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내재되어 있을 때 그 허무가 더 재밌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청년 취업, 이웃간의 무관심과 같은 이야기들이 녹아있다. 세상에는 당연한 일인데 당연하게 읽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래서 로봇과 같은 모티브를 통해 이를 풀어나갈 것이다. 세상이 화기애애해지면 내 만화도 화기애애해지겠지.
애풍 : ‘십세툰’이 너무 무거운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
탐이부 : 아니다. 우리는 10초로 세상을 즐겁게 하는 ‘십세툰’이다.
이틀 뒤 ‘십세툰’의 홍일점이자 20대 '젊은 피' 이슬아 작가를 만났다. '어머님이 누구니'를 통해 톡톡 튀는 감성을 전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글 쓰고, 그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처음에는 페이스북에 낙서 한 것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사람이 연애를 하고 함께 지내는 모습들을 그려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니 '아, 내가 생각보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구나. 나의 감정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닮은 감정’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 이를 엮어 지속적으로 ‘숏컷’을 올리다 보니 ‘좋아요’도 많이 눌러주시고, 댓글도 많이 달리더라. 그것들이 엄청난 응원이었다.
작품의 주인공과 너무 닮았다. 처음 들어오실 때 깜짝 놀랐다.
더 멋진 여자를 그리고 싶지만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나라서 어쩔 수 없었다. 어렸을 때는 허벅지 굵고 엉덩이가 큰 것이 콤플렉스였는데 그림으로 그려보니 이게 개성있고 재밌더라. 그래서 캐릭터화 시키게 된 것. 사실 나와 닮은 아이지만 나보다 낫다. (웃음)
‘십세툰’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페이스북으로 대표님이 메시지를 주셨다. 탐이부 작가님께서 ‘십세툰’과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 있다고 해서 소개해 주셨다고 들었다. 페이스북은 정말 놀라운 장소인 것 같다. 우연히 얻어진 기회, 행복 같다.
‘십세툰’에서 연재할 작품이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페이스북에 연재했던 ‘숏컷’은 남녀 사이, 또래의 이야기였다면 ‘십세툰’에서 연재할 작품은 나이 차이가 25세 정도 나는 여자 두 명이 주인공이다. 예전부터 엄마에 대한 작품을 그리고 싶었다. 세상에는 파마를 하고 억척스러운 잔소리를 하는 ‘아줌마’들이 있지만 때로는 젊은 나보다 더 여자답고 섹시한 엄마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드라마틱한 몸매를 씰룩 거리며 장을 보고, 동네 아줌마들과, 남편과 싸우기도 하는. 이 여자는 일상에서도 소설 같은 대사를 내뱉는다. 10컷 짜리 ‘십세툰’에서 엄청난 서사를 전개하긴 어렵고 엑기스와 같은 장면들을 매주 포착할 예정이다. 세상의 모든 모녀와 조금은 닮은 점이 있는 ‘모녀만화’를 표방한다.
실제 어머니를 모티브로 한 작품인가.
픽션이 들어가겠지만 시작은 엄마와 나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모르는 세상에 대한 것은 아직 못 그려서 아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어머니는 어떤 분이신가.
성함이 조금 웃긴데... 우리 ‘장복희 여사’ 덕에 글을 쓰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엄마는 가난하게 자랐고, 가난한 사람이지만 그 가난함 속에서 어떻게 섹시하게 살 수 있는지 오랫동안 연구한 사람이다. 천하제일의 애교쟁이에 엄청난 로맨티스트다. 안 그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어머니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다면.
한 번은 ‘마음에 꽃밭’을 가진 여자가 되라고 하더라. 그래야 평생 남자에게 사랑받고 산다고. 웃기고 유치한 말이지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까 생각했다. 평소에 바보 같은 실수도 많이 하지만 한 번씩 ‘빡’ 하고 날리는 명언에 말을 잊게 된다. 엄마가 하는 말들, 그리고 행동들을 기록하지 않고 잊기에는 아깝더라.
'장복희 여사'는 본인이 웹툰에 등장하는 것을 알고 계신가.
모른다. 안다면 절대 하지 말라고, 할 거면 돈 내고 하라고 말할 것 같다. (웃음)
▶ 한경닷컴 스내커 십세툰 바로가기 - 탐이부 <일반적 상상>
▶ 한경닷컴 스내커 십세툰 바로가기 - 이슬아 <어머님이 누구니>
▶ 한경닷컴 스내커 십세툰 바로가기 - 애풍 <짜리몽툰>
▶ 한경닷컴 스내커 십세툰 바로가기 - 악어인간 <막무가내>
▶ 한경닷컴 스내커 십세툰 바로가기 - 김오늘 <거기 그 사람들 >
글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유택근 투유엔터테인먼트 대표 (이하 유대표) : 10초 내외로 즐길 수 있는 짧은 웹툰이라는 발상으로 시작해 가칭으로 만들었던 이름이다. ‘10, 초(Second),툰(Toon)’을 영어로 배열해 놓고 보니 콘셉트에 상당히 부합한 이름이더라.
탐이부 : 쉽게 뇌리에 박히는 이름이긴 한데 사실 잘못 들으면 욕과 같다. 그래서 순화시킬 수 있는 부제를 달아보기로 했다. 10초만에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짧은 웹툰 이라고. 초기 기획을 탐이부 작가가 시작한 것으로 안다.
유대표 : 십세툰은 탐이부 작가님께서 타 플랫폼에 먼저 제안을 했던 콘셉트다. 스크롤 방식이 아닌 슬라이드 방식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묵혀놨다 꺼내들게 된 히든카드와 같은 작품.
탐이부 : 포털 사이트에서 서비스 하는 웹툰은 스크롤바로 운영된다. 그것은 포털에서 최적화 되어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 가보면 네 컷 만화로 된 잡지가 있다. 이것을 잘 매칭 시키면 짧은 만화에 특화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라고 봐도된다. 누가 와서 언제 봐도, 매회 스토리가 이어지지는 않지만 에피소드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카툰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같이 기획을 한 것 같다.
한경 스내커라는 플랫폼으로 선독점 연재를 시작하게 됐다.
유대표 : ‘십세툰’은 본격 SNS모바일툰을 표방한다. 레진코믹스나 포털 등에 작가들이 독점 연재하는 것이 아니고, 십세툰이라는 동명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연재되고 바이럴 된다. 한경 스내커는 십세툰의 첫 번째 공식 스폰서가 돼 선독점 연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스내커에 ‘십세툰’이라는 채널을 가지게 된 거다.
탐이부 : ‘십세툰’이라는 브랜드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스폰서를 통해 다양한 십세툰을 연재할 수 있다. 한경에서 연재되는 십세툰이 20대중후반을 대상으로 한다면, 타 플랫폼에서는 또 다른 타켓을 상대로 다른 작품을 연재할 수 있다.
탐이부, 애풍, 악어인간, 김오늘 이라는 네 분의 작가들이 함께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탐이부 : 2년전 쯤 콘셉트를 만들어서 타 플랫폼에 연재를 하려고 했던 라인업이다. ‘십세툰’에서 어떤 작품을 보여줄 예정인가.
탐이부 : 만담 개그를 만화로 그리고 싶었다. 남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주요 인물들이 에피소드마다 역할을 바꿔갈 예정이다. 부부, 연인, 학생, 선생 등으로 말이다. 캐릭터들은 전신 타이즈를 입고 있는데 이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무던한 일상 중에 일상이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즐거움을 주기 위해 구현해 낸 것이다.
악어인간 : ‘십세툰’은 10초 안에 보여져야 하는 만화다. 그 안에서 기승전결을 만들고 독자들이 이 짧은 만화를 보았음이도 ‘재미있는 작품을 봤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삶의 진한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는 '초단막 미니 드라마'가 될 것이다.
기자 : 제목이 '막무가내' 다.
악어인간 : 사실 유대표님이 지어주신 건데...‘막무가내’로 그리다보니 작품의 제목도 ‘막무가내’가 됐다.
애풍 : '짜리몽툰'은 낙서하는 방식으로 처음 시작한 작품이라, 울림이 있는 것들을 그림으로 글귀로 풀어가고 싶다. 감성을 테마로 한 짧은 그림, 그리고 글로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보듬어 주고자 하는 웹툰이다.
김오늘 : ‘거기 그 사람들’이라는 작품은 지난해부터 블로그에 연재해 왔던 작품이다. 십세툰에서는 더 각색하고, 짜임새 있는 작품으로 나가게 될 것 같다. 본격 SF 허무개그 웹툰 이랄까.
주요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나. 작가의 페르소나인가.
탐이부 :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그 작품에 작가는 자기 자신을 투영한다. 앞서 연재했던 ‘생툰’은 일기 같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창작 작품에는 자기 자신과 다른 모습, 내가 바라는 모습, 일상에서 할 수 없었던 모습을 반영하기도 한다.
악어인간 :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상상을 한다.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실제 모습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 사람을 상상하고 분석하면서 캐릭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김오늘 : 그런 것 없는데..
탐이부 : 신내림 받는다고 해~
일동 : (웃음)
김오늘 : 사실 다른 웹툰을 잘 보지 않는다. 재미가 없어 안 보는 게 아니라, 보다 보면 부러움 반 질투 반 따라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런 게 생겨서 기피하게 된다. 단지 소재를 일상에서 찾는다. ‘거기 그 사람들’ 같은 경우 사람들이 살아가고, 그 삶에 외계인이 침공을 한다. 이를 사회 현실과 적절하게 버무렸다.
애풍 :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고 힐링 해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비타민, 알약과 같다. 삶의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탄생했다.
‘짜리몽툰’은 기획 단계에서 애풍 작가와 탐이부 작가가 함께 했다고 들었다.
탐이부 : 애풍 작가님과 집이 가까워서 아이디어 회의 같은 것을 자주 했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연재를 염두에 두지 않고 ‘한컷툰’ 같은 것으로 시작하게 됐다. 평소 애풍 작가님 그림을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 이것 자체만으로도 한 작품을 할 수 있겠다 싶어 아이디어를 드린 것이다. 애풍 작가의 그림체는 정말 ‘소녀소녀’ 스럽다.
애풍 : 사실 나는 이중적인 사람이다. 이쪽에서 하드보일드한 거 하다가 이쪽에서는 소녀스러운 연애작품 하다가.
탐이부 : 하드보일드 그림 그릴 때는 지하에서 해골과 함께 하는 것 아니냐. ‘짜리몽툰’할 때는 레이스 같은 것 모티브로 놓고 하고.(웃음)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가.
탐이부 : 요즘들어 ‘메시지’에 대한 고찰을 많이 하게 됐다. 예전에는 단순히 웃기거나 개그적인 소재를 많이 탐닉했다. 그러나 다루는 소재나 이슈에 관해 작가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작가가 ‘웃기다’라고 생각했던 소재가 읽는 사람에 따라 상처가 될 수 있기도 하다. 웃으면서 보지만 가슴에 무엇인가가 남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악어인간 : 작가 스스로 느끼는 재미 요소가 있겠지만, 독자에게 주고 싶은 대중적인 재미를 염두에 뒀다. SNS로 확산될 수 있는 웹툰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메시지를 찾았다.
김오늘 : 허무 속에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내재되어 있을 때 그 허무가 더 재밌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청년 취업, 이웃간의 무관심과 같은 이야기들이 녹아있다. 세상에는 당연한 일인데 당연하게 읽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래서 로봇과 같은 모티브를 통해 이를 풀어나갈 것이다. 세상이 화기애애해지면 내 만화도 화기애애해지겠지.
애풍 : ‘십세툰’이 너무 무거운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
탐이부 : 아니다. 우리는 10초로 세상을 즐겁게 하는 ‘십세툰’이다.
이틀 뒤 ‘십세툰’의 홍일점이자 20대 '젊은 피' 이슬아 작가를 만났다. '어머님이 누구니'를 통해 톡톡 튀는 감성을 전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글 쓰고, 그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처음에는 페이스북에 낙서 한 것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사람이 연애를 하고 함께 지내는 모습들을 그려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니 '아, 내가 생각보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구나. 나의 감정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닮은 감정’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 이를 엮어 지속적으로 ‘숏컷’을 올리다 보니 ‘좋아요’도 많이 눌러주시고, 댓글도 많이 달리더라. 그것들이 엄청난 응원이었다.
작품의 주인공과 너무 닮았다. 처음 들어오실 때 깜짝 놀랐다.
더 멋진 여자를 그리고 싶지만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나라서 어쩔 수 없었다. 어렸을 때는 허벅지 굵고 엉덩이가 큰 것이 콤플렉스였는데 그림으로 그려보니 이게 개성있고 재밌더라. 그래서 캐릭터화 시키게 된 것. 사실 나와 닮은 아이지만 나보다 낫다. (웃음)
‘십세툰’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페이스북으로 대표님이 메시지를 주셨다. 탐이부 작가님께서 ‘십세툰’과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 있다고 해서 소개해 주셨다고 들었다. 페이스북은 정말 놀라운 장소인 것 같다. 우연히 얻어진 기회, 행복 같다.
‘십세툰’에서 연재할 작품이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페이스북에 연재했던 ‘숏컷’은 남녀 사이, 또래의 이야기였다면 ‘십세툰’에서 연재할 작품은 나이 차이가 25세 정도 나는 여자 두 명이 주인공이다. 예전부터 엄마에 대한 작품을 그리고 싶었다. 세상에는 파마를 하고 억척스러운 잔소리를 하는 ‘아줌마’들이 있지만 때로는 젊은 나보다 더 여자답고 섹시한 엄마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드라마틱한 몸매를 씰룩 거리며 장을 보고, 동네 아줌마들과, 남편과 싸우기도 하는. 이 여자는 일상에서도 소설 같은 대사를 내뱉는다. 10컷 짜리 ‘십세툰’에서 엄청난 서사를 전개하긴 어렵고 엑기스와 같은 장면들을 매주 포착할 예정이다. 세상의 모든 모녀와 조금은 닮은 점이 있는 ‘모녀만화’를 표방한다.
실제 어머니를 모티브로 한 작품인가.
픽션이 들어가겠지만 시작은 엄마와 나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모르는 세상에 대한 것은 아직 못 그려서 아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어머니는 어떤 분이신가.
성함이 조금 웃긴데... 우리 ‘장복희 여사’ 덕에 글을 쓰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엄마는 가난하게 자랐고, 가난한 사람이지만 그 가난함 속에서 어떻게 섹시하게 살 수 있는지 오랫동안 연구한 사람이다. 천하제일의 애교쟁이에 엄청난 로맨티스트다. 안 그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어머니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다면.
한 번은 ‘마음에 꽃밭’을 가진 여자가 되라고 하더라. 그래야 평생 남자에게 사랑받고 산다고. 웃기고 유치한 말이지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까 생각했다. 평소에 바보 같은 실수도 많이 하지만 한 번씩 ‘빡’ 하고 날리는 명언에 말을 잊게 된다. 엄마가 하는 말들, 그리고 행동들을 기록하지 않고 잊기에는 아깝더라.
'장복희 여사'는 본인이 웹툰에 등장하는 것을 알고 계신가.
모른다. 안다면 절대 하지 말라고, 할 거면 돈 내고 하라고 말할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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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