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낸 3인조 밴드 '젠틀레인' "편안하고 친숙한 재즈 들려줄게요"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이번에도 ‘젠틀레인’표 편안한 음악들로 가득합니다.”

3인조 재즈밴드 젠틀레인(사진)이 새 앨범을 냈다. 언제나 그렇듯 실험적인 시도는 없다. 친숙함으로 승부한다. 부담 없는 느낌이지만 경박하지는 않다. 2005년 데뷔 앨범을 발매한 젠틀레인의 1~4집은 모두 3만장이 팔렸다. 재즈 수요가 적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이번에는 한층 편안함을 강조한 앨범 제목인 ‘홈(HOME)’을 앞세워 돌아왔다. 지난 9일과 16일 각각 CD와 디지털음원을 발매한 젠틀레인의 리더 서덕원을 서울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늘 추구하는 건 편안하되 가볍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음악입니다. 편안한 것이 평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음악이 ‘쉽고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 보편적이다’는 평가를 듣지만 우리 같은 느낌을 주는 밴드를 찾아보면 없어요. 일종의 특색이 있는 거죠.”

리더이자 드러머인 서덕원, 피아니스트 송지훈과 베이시스트 김호철 모두 작곡을 한다. 이번 앨범에도 세 사람의 곡을 고루 담았다. 재즈의 고향인 미국 뉴올리언스를 연상시키는 송지훈의 ‘서커스(Circus)’, 서덕원이 첫 멜로디 여덟 마디를 쓰는 데 반년이 걸렸다는 ‘웨이 투 홈(Way to home)’, 펑크 스타일을 도입한 김호철의 ‘지알펑크(G.R.Funk)’까지 멤버 각각의 특색이 드러나면서도 일관된 느낌이다.

“작곡에는 왕도가 없어요. 계속 하는 거죠. 프로그램을 이용해 몇 소절을 컴퓨터로 재생해 보는 멤버도 있는데,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한번 음을 들으면 그 이미지가 각인돼서 비슷한 느낌으로 연주하게 되거든요.”

일본에서는 재즈 아티스트가 ‘풀타임’으로 공연할 수 있다. 자신의 음악만 연주해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서덕원은 백제예술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이자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실용음악학과 객원교수다. 다른 멤버도 대학에 출강하며 젠틀레인의 음악을 이어오고 있다. “열악한 국내 재즈 환경에서도 한결같이 음악성을 추구하는 멤버들과 지켜봐 준 팬들에게 고맙죠. 그 덕분에 한 곡도 쫓기는 마음 없이 우리만의 색깔을 넣어 작곡하고 연주할 수 있었으니까요.”

젠틀레인은 오는 11월13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5집 발매와 결성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한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