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신임 받은 ‘위험한 남자’ >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그리스 총리(왼쪽)가 20일(현지시간) 수도 아테네에서 조기총선 승리를 확정지은 뒤 연립정부 파트너인 독립그리스인당의 파노스 카메노스 대표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아테네AFP연합뉴스
< 재신임 받은 ‘위험한 남자’ >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그리스 총리(왼쪽)가 20일(현지시간) 수도 아테네에서 조기총선 승리를 확정지은 뒤 연립정부 파트너인 독립그리스인당의 파노스 카메노스 대표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아테네AFP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그리스 총리가 조기 총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리스 내무부와 외신에 따르면 치프라스 전 총리가 이끄는 시리자(급진좌파연합)는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35.46%의 득표율로 보수 성향의 신민주당(28.10%)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시리자는 그리스 의회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45석을 확보했다. 단독 과반에는 실패했지만 독립그리스인당(10석)과 연합정부를 구성해 정권 재창출을 이뤘다. 치프라스는 총리 수락연설에서 “정직과 근면으로 노동자 계급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부패 척결에도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기간 여론조사에서 시리자와 대등한 지지율을 보였던 신민주당은 75석을 얻는 데 그쳤다. 그리스는 제1당에 50석을 배정하고, 정당 지지율이 3%에 미달하면 사표로 처리한다. 시리자와 신민주당의 득표율 차이는 7.38%포인트에 불과한데도 의석 수가 두 배 가까이 벌어지는 이유다.

치프라스는 이번 조기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집권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지난 1월25일 총리로 취임했으나 8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3년간 86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외신은 지난달 20일 치프라스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하자 40%에 이르는 지지율을 근거로 당내 ‘초강경 좌파’를 내보내려는 ‘계산된 도박’으로 평가했다.

국제 채권단은 치프라스 총리의 승리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트위터에서 “시리자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구제금융 협상 당사자였던 치프라스가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 안정적인 구조조정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