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말레이시아 총리 돈세탁 수사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사진)가 연루된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1말레이시아개발유한회사)의 돈세탁 혐의를 수사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1MDB는 라작 총리가 집권 첫해인 2009년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의 에너지사업과 부동산 등에 투자했지만 부실경영으로 부채 규모가 11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그는 이 펀드를 통해 비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사정당국 조사에서 2013년 총선 직전 1MDB와 관련된 중동 국부펀드의 스위스 은행계좌 등을 통해 라작 총리 계좌에 출처를 알 수 없는 26억링깃(약 7300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WSJ는 이 돈이 스위스계 은행의 싱가포르 지점과 미국 웰스파고은행을 경유했다고 전했다.

1MDB는 2012~2013년 골드만삭스를 통해 세 차례에 걸쳐 채권을 높은 금리로 발행해 돈을 끌어모았다. 한국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도 10억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라작 총리가 스캔들에 휘말린 탓에 일부 채권은 원금보장이 안 될 가능성이 커져 가격이 급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채권 일부를 처분했으며 보유 중인 채권의 평가손실 규모는 약 6000만달러로 알려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