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서부덕 이등상사와 최득수 이등상사를 기리는 전시관에서 백선엽 예비역 대장(앞줄 가운데)과 류성식 부사관학교장(뒷줄 왼쪽 첫 번째),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세 번째), 최득수 이등상사(다섯 번째), 김종배 교육사령관(여섯 번째), 박경철 익산시장(일곱 번째)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육군 제공
고(故) 서부덕 이등상사와 최득수 이등상사를 기리는 전시관에서 백선엽 예비역 대장(앞줄 가운데)과 류성식 부사관학교장(뒷줄 왼쪽 첫 번째),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세 번째), 최득수 이등상사(다섯 번째), 김종배 교육사령관(여섯 번째), 박경철 익산시장(일곱 번째)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육군 제공
“군 전투력 발휘의 핵심인 7만 부사관의 모교에 군사 관련 전문박물관을 설립하는 과정에 그 누구도 꺼리지 않고 적극 도와줬습니다.”

21일 오전 전북 익산 육군부사관학교에서 거행된 ‘국립 전사(戰士)박물관’ 개관식에서 류성식 교장(소장·육사 39기)은 “국가에 헌신해온 부사관에 대한 국민의 깊은 애정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고마워했다. 전사박물관이란 명칭은 기간 장병과 교육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에서 ‘부사관의 혼과 역사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선정됐다.

김종배 육군 교육사령관(중장·육사 36기)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6·25 전쟁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과 1953년 6월 중공군의 기관총진지를 격파한 최득수 예비역 이등상사를 비롯한 민·관·군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류 교장은 ‘소부대전투 지휘의 전문가’로 양성 중인 연간 1만여명의 교육생과 10만명의 방문객에게 소부대 전투 과정에서 사용했던 군사유물과 나라를 지킨 위인들의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박물관 개관을 위해 노력해왔다.

전사박물관은 부사관학교에 있던 ‘역사박물관’을 항온·항습기와 수장고 등을 갖춘 전문박물관으로 탈바꿈하면서 전시품을 대폭 늘렸다. 육군사관학교 내에 있는 육군박물관에 이어 군박물관으로는 두 번째로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국립박물관으로 등록됐다. 류 교장은 “홍성래 용마산업 대표로부터 서애 류성룡의 간찰과 종군화가 이중섭의 ‘가족들과 함께 있는 자화상’ 등 55점을 기탁받았다”며 “유병하 국립 전주박물관장도 개관 과정에 인력 지원과 상담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사박물관은 ‘부사관역사실’ ‘6·25영웅실’ ‘전통무기실’ ‘서화실’ 등 4개 전시실로 구성됐다. 전통무기실은 선사시대 돌도끼부터 청동기시대 세형동검, 고려시대 총통 등 500여점의 무기와 장구류를 전시 중이다. 서화실에는 퇴계 이황의 서간과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휘호, 청전 이상범의 ‘설경’, 운보 김기창의 ‘바보산수’, 이응노 임직순 천경자 등 대표 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류 교장은 “전사박물관이 부사관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은 물론 확고한 국가관을 정립하고 군인정신을 함양하는 데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