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검색시장, 구글 불공정경쟁 '논란'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 구글이 네이버와 다음에 밀려 지지부진했던 국내 모바일 검색시장에서 최근 빠르게 약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이 기본 탑재되면서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동영상(유튜브) 지도(구글지도) 등 안드로이드폰에 기본으로 깔리는 구글 서비스들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내세운 구글이 모바일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은 21일 구글의 국내 모바일 검색시장 점유율(클릭 기준)이 지난 8월 11.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위인 다음(12.1%)과의 격차는 0.2%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난달 넷째주(24~30일)에는 주간 기준으로 구글 검색 점유율(12.9%)이 다음(11.4%)을 앞질렀다.

구글이 모바일 검색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은 안드로이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안드로이드의 국내 모바일 OS 점유율이 84.1%에 이른다. 구글은 2004년 국내에 지사를 세우고 검색 서비스에 본격 나섰으나 PC 기반 검색 점유율이 3~4%에 그치는 등 고전해왔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사이에서 구글 검색 이용이 늘면서 네이버와 다음이 주도하던 국내 검색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영상 시장에서는 구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의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점유율은 57.8%다. 판도라TV(4.6%) 등 국내 동영상업체들의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구글의 모바일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구글의 독과점 남용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구글검색 유튜브 등의 기본 탑재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나 다음 검색을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앱(응용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해야 하지만 구글 검색은 곧바로 이용할 수 있어 경쟁사를 차별한다는 것이다. 박재천 인하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는 “최근 유럽 등 각국 정부가 구글의 시장 독점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공정한 시장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 마련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구글의 반독점 규제 움직임이 활발하다. 러시아 연방독점청은 최근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에 검색 지도 등의 앱을 기본 탑재하는 것이 반독점 위반이라고 판결했고 유럽연합(EU)은 반독점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