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투자, 내년 예산의 13.8%…WEF 목표보다 최소 5조 부족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내년도 교육예산은 세계교육목표를 담은 ‘인천선언’ 기준에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선언은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와 세계 150여개국의 교육부 장·차관들이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WEF 2015)’에서 제시한 교육목표다. 각국이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4~6% 또는 정부 지출의 15~20%를 교육에 투자하도록 규정했다. GDP 대비 한국의 정부부담 공교육비 비중은 2011년 기준 4.9%(60조5150억원)로 세계교육목표 범위 내에는 있다. 그러나 목표 최대치인 6%에 맞추려면 14조1000억여원이 더 필요하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386조7000억원) 중 교육부문 비중은 13.8%(53조2000억원)로 세계교육목표에 미달한다. 인천선언의 최소목표인 15%에 맞추려면 4조8000억여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인천선언의 목표 중 하나인 초·중등 무상교육을 위해서는 대통령 공약인 고교 무상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여기에만 2조6000억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3~5세 누리과정(올해 예산 3조9000여억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영유아 보육에 0~2세를 포함하면 3조원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교육부문 투자 확대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내년도 교육부 예산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인천선언은 또 “선진국이 국민총소득(GNI)의 0.7%를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에 지원하기로 한 기존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해외원조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발표한 추정치는 2014년 GNI(1496조5934억원) 대비 0.15%(2조2448억원) 수준이다. 목표치 0.7%에 도달하려면 8조2313억원이 더 필요하지만 내년 예산에서 교육ODA 분야는 17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는 15년 단위로 열리는 교육분야 최대 국제행사가 인천에서 열렸고 인재 육성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경험을 세계에 전파하는 등 ‘교육강국’의 위상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지출 기준으로는 이 같은 ‘자화자찬’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태웅 /이승우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