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제우스 사장이 차세대 전기버스 배터리  시스템 을 설명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이종우 제우스 사장이 차세대 전기버스 배터리 시스템 을 설명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반도체장비 업체인 제우스의 이종우 사장은 미국 미시간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엔지니어다. 그는 2011년 부친인 이동악 회장에 이어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장비 설계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렸다. 제우스의 최근 3년 R&D 투자액은 170억원에 이른다. 연매출의 3% 가까이를 R&D에 썼다.

이 사장 취임 전 10건 미만이던 연평균 특허출원 건수는 지난해 86건으로 급증했다. 집중적인 기술 개발에 힘입어 작년 8월 반도체용 ‘고온황산장비’ 양산에 성공했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화학품 사용량과 공정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제우스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강소기업을 육성하고자 정부가 운영 중인 프로그램 ‘월드클래스 300’에 최근 선정됐다. 제품 판매를 본격화하는 올해는 처음으로 매출이 3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사업 다각화로 위기극복

21일 경기 오산시 제우스 본사에서 만난 이 사장은 “반도체산업은 R&D 투자 주기가 있다”며 “제때 지속적인 투자를 하지 않으면 보릿고개를 넘는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우스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에서 거둔다. 세계 반도체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은 “반도체 장비라는 한우물을 파기보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위험 분산을 택했다”며 “태양전지와 디스플레이 부문도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반도체산업이 불황을 맞았을 때 태양전지와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내년에도 반도체보다 두 개의 신규 사업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말에는 제우스의 중국 계열사가 개발한 태양전지 생산 장비를 캐나다 업체에 납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당 가격이 20억~25억원에 이르는 만큼 시장에 선보이면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자체 개발한 열처리 장비의 수주 계약이 예정돼 있다.

○신사업은 전기버스 연료전지

이 사장은 제우스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기버스 연료전지 교환설비’를 꼽았다. 전기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배터리 교환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한 번 충전으로 이동 가능한 거리가 60㎞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종점과 기점에 이 같은 설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버스의 경우 전지 회전율을 높이려면 제우스의 패널 운송 시스템과 비슷한 솔루션을 적용해야 한다”며 “충전이 어느 정도 됐느냐 하는 정보 관리도 우리 정보관리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인력난에 대해 이 사장은 “모든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라며 “육아와 보육 시설을 갖추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오산=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