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집 사고
제주 어린이집 사고를 보도한 YTN 뉴스 화면 캡처
제주 어린이집 사고를 보도한 YTN 뉴스 화면 캡처
제주 어린이집 사고, 범인 남편 가능성도

제주 어린이집 일가족 사망 사고는 남편이 처자식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시 외도일동 모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여교사 A씨는 21일 오전 8시께 이 어린이집 원장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남편 고모(52)씨가 아내인 어린이집 원장 양모(40)씨와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1)을 흉기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편은 3층 난간에 목을 매 2층 계단으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으며, 2층 가정집에선 아내와 아이들이 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아내 양 씨는 침실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이불에 덮인 채였다.

경찰은 "어린이집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고 범행 도구 등이 모두 집 안에서 발견됐다"며 "남편이 수면제를 먹인 흔적이나 아내와 아이들이 저항한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편 고 씨는 '잘 떠나겠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으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필체 확인 등 정밀 감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 어린이집 사고를 최초 신고한 A씨는 "약간 연기 냄새가 났다"는 진술을 했지만 경찰은 불을 피운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고 씨와 양 씨는 4년 전 재혼한 부부로, 최근 가정 불화를 겪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이 나오고 있다. 숨진 아이들은 원장 양 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제주 어린이집 사고는 현재로서는 남편 고 씨의 범행으로 보이지만 수사를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 가족의 정확한 관계 등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