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철 강남차병원 비뇨기과 교수가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강남차병원 제공
양승철 강남차병원 비뇨기과 교수가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강남차병원 제공
“발기부전증과 전립선비대증은 함께 치료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최근 복제약이 출시되고 있는 타다나필 제제는 오래 복용해도 부작용이 적고 두 질환을 함께 치료할 수 있습니다. 고령 환자들에게도 자신 있게 치료를 권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양승철 강남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발기부전증 환자의 상당수가 전립선비대증을 동시에 앓고 있다”며 “성생활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발기부전증 등의 질환 치료를 터부시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국내 비뇨기과 역사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의다.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 등의 전립선비대증을 수술한 의사이기도 하다. 1991년 배를 열고 하는 개복수술과 내시경을 이용한 복강경수술의 장점을 결합한 ‘영상보조소절개술’을 개발해 비뇨기과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섰다. 2013년에는 세계 3대 과학전문 학술지 출판사인 엘스비어에서 발행한 의학서의 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술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비뇨기과 명의’ 양 교수를 통해 대표적 남성질환인 발기부전증 및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법과 예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발기부전증과 전립선 비대증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발기부전증은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성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미국은 정상적인 성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50%밖에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의 크기가 커져 요도를 막는 질환입니다. 50대의 50%, 60대의 60%가 이 질환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질환은 노화로 인한 호르몬, 혈액 순환 등과 연관이 있습니다. 실제 발기부전증 환자 85%가 전립선비대증을 함께 앓고 있다는 대한비뇨기과학회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고령층뿐 아니라 40~50대의 상당수도 두 질환을 함께 앓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질환을 함께 치료하는 방법이 있나요.

“발기부전 치료제로 알려진 타다나필제제는 두 질환에 모두 효과가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교감신경이 예민한 상태입니다. 타다나필을 사용하면 교감신경의 민감도가 떨어집니다. 신경이 이완돼 혈액이 돌면서 발기부전이 치료되고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완화되는 원리입니다. 기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요도의 압력에만 초점을 맞춰 밤에 소변이 마려워서 일어나는 야뇨증 증상은 계속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다나필은 야뇨증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발기부전치료제로 전립선비대증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생소한데요.

“타다나필이 두 질환에 모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불과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발기부전증이 있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했더니 전립선비대증 증상도 개선됐고 이를 토대로 연구해보니 두 질환에 모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죠. 타다나필 복제약이 출시되면서 값이 싸지고 특유의 쓴 맛을 없앤 약도 나왔습니다. 이전에는 값이 비싸고 써서 환자들이 오랫동안 복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환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오랫동안 복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두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나요.

“전립선비대증은 그대로 두면 방광 기능이 나빠지고 신장 기능에도 영향을 줍니다. 발기부전증은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발기부전 질환은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부부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 질환은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환이지만 아직 발기부전치료제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삶의 질은 물론 전립선비대증 치료 효과 등을 고려해 타다나필제제를 건강보험 항목으로 포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발기부전증과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소개해주세요.

“술과 담배는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담배를 피우면서 성생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전립선비대증 위험이 높아집니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비뇨기과와 친해질 필요도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증은 창피한 병이 아닙니다. 이들 질환 모두 치료법이 있습니다. 따라서 1년에 한 번 정도 비뇨기과를 찾아서 상담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