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성공보수 폐지 2개월…변호사들 '전관 타이틀' 대신 전문성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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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 판결 후 법적효력 사라져
전관 변호사들 입지 점점 좁아져
'금융통' 김동주, 핀테크 박사과정
여치경·김병주, 동인에 새 둥지
전관 변호사들 입지 점점 좁아져
'금융통' 김동주, 핀테크 박사과정
여치경·김병주, 동인에 새 둥지
대법원은 지난 7월24일 형사사건에서 불기소나 구속영장 기각, 무죄 판결 등이 나올 때 변호사가 성공보수를 받는 약정이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사회질서에 반한다며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났지만 성공보수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변호사업계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형사사건에서 비교우위를 자랑하던 전관 출신 변호사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모습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혼 등 가사사건에서도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본떠 성공보수를 무효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갈수록 입지 좁아지는 전관 변호사
대법원 판결 이후 변호사와 의뢰인 간 공식 계약서상에서는 ‘성공보수’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종래 ‘착수금+성공보수’ 방식 대신 ‘착수금+중도금+잔금’ 방식으로 선임료를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여전히 성공보수 개념이 남아 있다. 서울 서초동의 A변호사는 “계약서에는 ‘성공보수’라고 명시하지 않았지만 의뢰인과 구두로는 성공보수 조건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성공보수가 서면상에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성공보수를 떼일 확률은 더 높아졌다.
부장검사 출신으로 지방에서 단독 개업한 B변호사는 “과거에도 성공보수를 떼이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앞으로는 의뢰인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선임료는 세금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걸려 있어 변호사들의 머리는 더욱 복잡해졌다. 국내 대형 로펌들은 시간제 보수(타임 차지) 방식을 채택하는 분위기다.
판사 출신인 대형 로펌 소속 C변호사는 “형사사건을 수임하면 대략 업무량이 얼마나 되고 몇 명의 변호사를 투입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는데 이를 계산해 수임료를 산정하고 이후에 추가로 드는 비용은 타임 차지 방식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전관 타이틀로 승부하던 시대 끝나”
전관도 전관 나름이다. 차별화한 전문성을 앞세워 불황 속 변호사업계의 문을 두드리는 전관들도 있다. 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검사 출신 김동주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와 여치경 변호사(35기), 기업에서 사내변호사로 실력을 검증받은 김병주 변호사(29기)가 그 주인공이다.
김동주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부 검사와 금융위원회 법률자문관을 지낸 금융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장점을 살려 핀테크(금융+기술)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김 변호사는 “전관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여치경 변호사와 김병주 변호사는 전관 위주 로펌인 동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은행원(한국산업은행) 출신인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한미(현 광장)를 거쳐 2002년부터 14년간 삼성전자에서 사내변호사와 임원으로 경력을 쌓은 뒤 최근 동인으로 옮겼다. 검사 경력 10년의 여 변호사는 “아직 특정 분야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갈수록 입지 좁아지는 전관 변호사
대법원 판결 이후 변호사와 의뢰인 간 공식 계약서상에서는 ‘성공보수’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종래 ‘착수금+성공보수’ 방식 대신 ‘착수금+중도금+잔금’ 방식으로 선임료를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여전히 성공보수 개념이 남아 있다. 서울 서초동의 A변호사는 “계약서에는 ‘성공보수’라고 명시하지 않았지만 의뢰인과 구두로는 성공보수 조건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성공보수가 서면상에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성공보수를 떼일 확률은 더 높아졌다.
부장검사 출신으로 지방에서 단독 개업한 B변호사는 “과거에도 성공보수를 떼이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앞으로는 의뢰인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선임료는 세금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걸려 있어 변호사들의 머리는 더욱 복잡해졌다. 국내 대형 로펌들은 시간제 보수(타임 차지) 방식을 채택하는 분위기다.
판사 출신인 대형 로펌 소속 C변호사는 “형사사건을 수임하면 대략 업무량이 얼마나 되고 몇 명의 변호사를 투입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는데 이를 계산해 수임료를 산정하고 이후에 추가로 드는 비용은 타임 차지 방식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전관 타이틀로 승부하던 시대 끝나”
전관도 전관 나름이다. 차별화한 전문성을 앞세워 불황 속 변호사업계의 문을 두드리는 전관들도 있다. 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검사 출신 김동주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와 여치경 변호사(35기), 기업에서 사내변호사로 실력을 검증받은 김병주 변호사(29기)가 그 주인공이다.
김동주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부 검사와 금융위원회 법률자문관을 지낸 금융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장점을 살려 핀테크(금융+기술)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김 변호사는 “전관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여치경 변호사와 김병주 변호사는 전관 위주 로펌인 동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은행원(한국산업은행) 출신인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한미(현 광장)를 거쳐 2002년부터 14년간 삼성전자에서 사내변호사와 임원으로 경력을 쌓은 뒤 최근 동인으로 옮겼다. 검사 경력 10년의 여 변호사는 “아직 특정 분야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