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회사 투자로 회사에 100억 원대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 수십억 원을 유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 '배임·횡령' 이석채 전 KT 회장에 무죄 선고한 이유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유남근)는 2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이 전 회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은 회장으로 있던 2011년 계열사 3곳을 편입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103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09년부터 5년 간 내부 규정에 없는 상여금을 임원들에게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27억여 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먼저 이 전 회장이 3개 업체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합리적 경영판단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벤처 회사의 경우 현재의 가치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중요한 만큼, 주식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인수했다고 보기 어렵고 부당한 지시나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발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자금 역시 개인적인 이익이 아닌 경영상 필요에 의한 지출과 임직원 관리, 거래처와 유대관계 유지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무죄 판결 직후 이 전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짧게 심경을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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