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보험조합인 런던 로이즈마켓에 국내 보험사들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험사가 해외 자회사에 담보제공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금융위원회가 관련 규제를 해소하기로 해서다. 코리안리가 올 4월 로이즈마켓에 입성한데 이어 삼성화재 등 로이즈 가입이 잇따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이 6월29일∼7월17일 금융사로부터 받은 건의사항을 검토해 이같이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해외 자회사가 현지 은행에서 신용장(은행이 신용을 보증한다는 의미로 발행한 증서)을 개설할 때 국내 보험사 본사가 현지 은행에 담보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는 올해 안에 관련 법령을 바꾸기로 했다.

해외 자회사에 대한 담보 제공은 그간 보험사의 로이즈마켓 가입에 필요한 사안이었다. 로이즈는 327년 전통의 세계 최초 보험조합으로 글로벌 보험시장의 중심지다. 로이즈 관할 하에 운영되는 회원사는 94개로 재보험 규모로는 세계 6위(2013 보유보험료 기준) 수준이다. 로이즈 회원사로 가입하면 세계 6위인 로이즈의 신용도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공신력이 올라가면서 영업 활동 범위도 넓어진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로이즈컴퍼니(로이즈마켓을 관리감독하는 회사)의 회원사가 되려면 향후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영업기금을 납부해야 한다”며 “직접 돈을 내도 되고, 현지 은행에 신용장을 개설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은 허용하면서도 담보제공은 불허하고 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로이즈마켓 입성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보험사 중 로이즈마켓에 활동하는 보험사는 올 4월 약 160억원의 영업기금을 내고 회원사로 가입한 코리안리가 유일하다. 1998년 로이즈컴퍼니에 가입했다가 손실을 입고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회원에서 탈퇴한 삼성화재가 재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인수 물건의 규모가 커질수록 매년 납입해야할 영업기금이 달라진다”며 “코리안리 역시 신용장 개설로 추가로 필요한 영업기금 납부를 대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