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에 입주한 중기도 캠코에 공장 판 뒤 빌려 쓸수 있다
정부가 지정한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기업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공장을 판 뒤 빌려쓸 수 있게 된다. 공장이 다 지어지지 않은 산업용지를 중소기업들이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된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산업집적법 개정안’을 마련해 조만간 입법 예고하기로 했다.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기도 캠코에 공장 판 뒤 빌려 쓸수 있다
현행 산업집적법은 실수요자 위주로 산업용지를 공급하기 위해 산업단지 내에서의 임대사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공장 설립을 완료한 제조업자만이 산업용지를 빌려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들은 금융위원회와 캠코가 시행 중인 ‘자산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캠코는 산업용지를 빌려줄 수 있는 제조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위와 캠코는 올해부터 ‘자산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공장이나 설비 등 영업용 자산을 캠코에 매각한 뒤 빌려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중에 경영 상황이 좋아지면 되사갈 수도 있다. 하지만 1년이 다 돼가는 데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은 10곳 미만에 불과하다. 캠코는 제조업자가 아니어서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기업들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다.

정부가 이런 어려움을 반영해 캠코도 제조업자와 마찬가지로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산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고치면 상당수 중소기업이 이 제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제조업체의 산업단지 내 임대사업 허용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캠코 사업의 공익성을 감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캠코 구조개선지원팀 관계자는 “그동안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이 자산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며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상당한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체들이 산업단지에 공장이 준공되기 전에 부지나 공장을 빌려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이 산업단지의 공장 분양보다 빌려쓰는 것을 선호하지만 임대물량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정부는 다만 공장 설립 완료신고 전 임대를 전면 허용할 경우 자본력 있는 투자자의 물량 독점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과 투기 목적의 공장용지 과다 보유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완책만 마련되면 공장 설립 완료신고 전 임대를 허용할 계획이어서,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