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는 달이 지구에 가깝게 접근해 특별히 커 보인다는 ‘슈퍼문’이 화제였다. 서양에는 슈퍼문이 뜨면 사랑의 감정이 더욱 솟아오른다는 속설이 있다. 그걸 다룬 영화가 ‘문스트럭’(1987)이다. 재혼을 코앞에 둔 로레타는 슈퍼문이 뜨자 ‘달에 홀린 듯(Moonstruck)’ 시동생이 돼야 할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오페라, 그중에서도 ‘라 보엠’을 좋아하는 이탈리아계 빵집 자의 캐릭터도 흥미롭지만 더욱 특별한 것은 뉴욕에서 이민자의 후예로 살면서도 이탈리아식 가족주의를 놓지 않는 두 주인공 집안의 문화다. 그 분위기가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우리 정서와 무척이나 닮았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16강전 탓에 서로 감정이 상했던 기억이 남아 있지만 반도 국가인 우리와 이탈리아 사람들의 기질에는 비슷한 점이 무척 많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