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골프장 농약 사용량 '뚝'…1등공신은 '자율 환경협약'
지방자치단체와 골프장이 맺은 ‘자율 환경협약’이 농약 사용량 감소로 이어졌다.

경상남도는 올 상반기 34개(의령 친환경골프장 제외)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5㎏ 줄었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 도내 골프장에서 사용한 농약은 모두 1만7645㎏으로 ㏊당 7.9㎏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1만6680㎏(㏊당 7.2㎏)으로 줄었다.

상반기 농약 사용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김해 가야CC로 ㏊당 16.7㎏였다. 거제 드비치(15.1㎏), 김해 정산CC(13.5㎏), 양산 통도CC(13.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창녕 힐마루CC와 진해 해군체력단련장(2.5㎏), 양산 동부산CC(3.3㎏) 등은 상대적으로 농약 사용량이 적었다.

경남지역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당)은 2012년 24.7㎏, 2013년 22.0㎏, 2014년 20.2㎏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도는 골프장과 맺은 ‘자율 환경협약’이 농약 사용량 줄이기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2013년 전국 최초로 지역 27개 골프장과 농약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자율 환경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골프장 측이 농약사용 저감 목표량을 세우고, 이를 지자체에 알리면 담당자가 골프장을 찾아가 농약 대장관리 실태를 조사하는 등 농약 사용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이 같은 환경협약은 지역 골프장의 농약 과다 사용이 문제가 되면서 등장했다. 2011년 경남지역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은 ㏊당 27.93㎏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당시 전국 평균 사용량은 16.89㎏으로 경남은 거의 두 배 수준이었고 환경단체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2011년과 2012년 지역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이 전국 평균을 웃돈다는 환경부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조치가 필요했다”며 “지방 세수 확대에 기여하는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은 민감한 문제였고, 일방적인 규제보다 자율적인 감축을 유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협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해지역 한 골프장 관리 책임자는 “매년 정기적으로 지자체에서 농약 사용량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된다”며 “자율적으로 세운 감축 목표량을 맞추기 위해 관리 인력을 보강하거나 친환경 생물농약을 사용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원 도 수질관리과장은 “내년까지 평균 농약 사용량을 ㏊당 19.0㎏으로 줄이는 게 협약의 목표였는데 올해 앞당겨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협약 체결 이후 문을 연 8개 골프장도 포함해 도내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을 꾸준히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