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돼 있던 옛 보건진료소, 10년간 장이 서지 않았던 전통시장터 등 사람의 발길이 끊긴 공간이 일상 속 미술관으로 탈바꿈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문화 확산 필요성이 큰 지역 여섯 곳을 선정해 공공 생활문화 공간인 ‘작은 미술관’을 시범적으로 조성·운영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선정된 작은 미술관은 지역과 공간의 특성을 살린 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1년부터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됐던 경남 남해군의 보건진료소는 남해 지역 작가들의 작품과 남해 풍경이 담긴 작품을 선보이는 ‘남해 바래길 작은 미술관’으로 변신한다. 2005년 이후 한 번도 장이 서지 않았던 충남 계룡시의 두계장에는 ‘5일장에 가듯 즐거운 마음으로 미술관에 가자’는 슬로건을 단 작은 미술관 ‘미술장날, 장옥 미술관’이 들어선다.

한센인의 애환이 서린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에 들어서는 작은 미술관은 ‘소록도 예술산책’이다. 옛 감금실과 세탁실 등의 공간에 설치 작품을 전시하며 소록도 주민을 위한 미술 워크숍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경기 동두천시의 두드림패션지원센터는 복합문화공간 ‘두드림 작은 미술관’으로 재탄생하고, 인천 동구에는 빈집의 안팎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우리 미술관’이 열린다. 경기 안산시 주민센터 분소를 활용한 ‘작은 미술관 밖 더 큰 미술관’에서는 예술가와 주민이 짝을 이뤄 5회에 걸친 기획전을 연다.

김미연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 사무관은 “지역의 유휴공간이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 지역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누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