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관 그레뱅코리아 대표 "'태양의 서커스' 성공은 신뢰와 소통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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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주회부터 차근차근 성공
문화 문외한에서 '공연 큰손'으로
밀랍인형 박물관도 성과낼 것
문화 문외한에서 '공연 큰손'으로
밀랍인형 박물관도 성과낼 것
‘공연 프로모터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용관 씨(52·사진). 그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예술 서커스 ‘태양의 서커스’ 시리즈를 국내에 독점 유치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와 줄리엣’ 등 뮤지컬과 성악가 호세 카레라스, 팝스타 스팅 등 수많은 음악가의 공연을 진행했다. 2009년엔 축구 이벤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리아투어 2009’ 프로모터까지 맡았다.
그의 직함은 총 세 개다. 클래식 팝 등 음악공연 프로모션 회사인 마스트미디어 대표, 뮤지컬 스포츠 행사 등의 프로모션을 하는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 133년 역사의 프랑스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뮤지엄’의 한국관을 운영하는 그레뱅코리아 대표다.
지난 7월30일 서울 을지로의 옛 미국문화원 자리를 새로 단장해 세워진 ‘그레뱅 뮤지엄 서울’은 그레뱅 뮤지엄이 파리와 캐나다 몬트리올, 체코 프라하에 이어 해외에 네 번째로 세운 전시관이다. 이곳엔 싸이와 이민호, 김태희 등 한류스타와 세계 명사들의 모습을 본뜬 밀랍인형 80여개가 14개 테마에 맞춰 전시돼 있다.
최근 그레뱅 뮤지엄 서울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이른바 ‘되는 작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어릴 때 피아노 배우려다 바이엘(피아노 연주 입문용 교재)도 떼지 못한 내게 무슨 작품 보는 안목이 있겠느냐”며 손사래 쳤다. 또 “난 그저 공연과 전시가 잘 열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프로모터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외삼촌인 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88)의 권유 때문이었다. ‘한국 피아노계의 대부’라 불리는 정 명예교수는 1990년대 자신이 이끌던 음악잡지사 ‘음악춘추’를 외조카인 김 대표에게 맡겼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정말 뜻밖이었죠. 하지만 ‘한번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새로운 걸 찾아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문화 문외한’이던 그는 그렇게 1995년부터 문화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2007년 국내 무대에 오른 ‘태양의 서커스-퀴담’은 김 대표를 본격적인 스타 프로모터로 키워 준 공연이다. 원래 태양의 서커스는 국내 대기업과 유명 공연기획사들이 줄줄이 공연 유치에 실패한 작품이었다. 2005년 주한 캐나다 대사였던 마리우스 그리니우스의 소개로 몬트리올에서 태양의 서커스 본사 측과 면접했을 때 김 대표는 “예산 500만원의 귀국 독주회를 연간 100회 넘게 진행했고, 그 다음엔 5000만원 예산의 클래식 음악회를, 그 후엔 예산 5억원짜리 공연을 했다”며 “태양의 서커스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니 믿어 달라”고 말했다. 이 대답이 본사 측 마음을 움직였다.
김 대표는 “한국만큼 공연 및 전시업계가 공급 과잉인 나라도 드물 것”이라며 “관련 회사들이 워낙 난립해 ‘일단 이름값으로 데려와 보자’는 식의 진행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프로모터의 역할은 원활한 현지 진행을 위한 중간 소통자입니다. 공연자와 매니저, 공연 장소 책임자, 장비 관리자, 관객 등 수많은 사람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합니다. ‘이 회사에서 하는 건 믿고 본다’는 무조건적 신뢰 없인 레드오션인 국내 공연업계에서 프로모터로서 살아남지 못 합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그의 직함은 총 세 개다. 클래식 팝 등 음악공연 프로모션 회사인 마스트미디어 대표, 뮤지컬 스포츠 행사 등의 프로모션을 하는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 133년 역사의 프랑스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뮤지엄’의 한국관을 운영하는 그레뱅코리아 대표다.
지난 7월30일 서울 을지로의 옛 미국문화원 자리를 새로 단장해 세워진 ‘그레뱅 뮤지엄 서울’은 그레뱅 뮤지엄이 파리와 캐나다 몬트리올, 체코 프라하에 이어 해외에 네 번째로 세운 전시관이다. 이곳엔 싸이와 이민호, 김태희 등 한류스타와 세계 명사들의 모습을 본뜬 밀랍인형 80여개가 14개 테마에 맞춰 전시돼 있다.
최근 그레뱅 뮤지엄 서울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이른바 ‘되는 작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어릴 때 피아노 배우려다 바이엘(피아노 연주 입문용 교재)도 떼지 못한 내게 무슨 작품 보는 안목이 있겠느냐”며 손사래 쳤다. 또 “난 그저 공연과 전시가 잘 열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프로모터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외삼촌인 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88)의 권유 때문이었다. ‘한국 피아노계의 대부’라 불리는 정 명예교수는 1990년대 자신이 이끌던 음악잡지사 ‘음악춘추’를 외조카인 김 대표에게 맡겼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정말 뜻밖이었죠. 하지만 ‘한번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새로운 걸 찾아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문화 문외한’이던 그는 그렇게 1995년부터 문화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2007년 국내 무대에 오른 ‘태양의 서커스-퀴담’은 김 대표를 본격적인 스타 프로모터로 키워 준 공연이다. 원래 태양의 서커스는 국내 대기업과 유명 공연기획사들이 줄줄이 공연 유치에 실패한 작품이었다. 2005년 주한 캐나다 대사였던 마리우스 그리니우스의 소개로 몬트리올에서 태양의 서커스 본사 측과 면접했을 때 김 대표는 “예산 500만원의 귀국 독주회를 연간 100회 넘게 진행했고, 그 다음엔 5000만원 예산의 클래식 음악회를, 그 후엔 예산 5억원짜리 공연을 했다”며 “태양의 서커스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니 믿어 달라”고 말했다. 이 대답이 본사 측 마음을 움직였다.
김 대표는 “한국만큼 공연 및 전시업계가 공급 과잉인 나라도 드물 것”이라며 “관련 회사들이 워낙 난립해 ‘일단 이름값으로 데려와 보자’는 식의 진행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프로모터의 역할은 원활한 현지 진행을 위한 중간 소통자입니다. 공연자와 매니저, 공연 장소 책임자, 장비 관리자, 관객 등 수많은 사람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합니다. ‘이 회사에서 하는 건 믿고 본다’는 무조건적 신뢰 없인 레드오션인 국내 공연업계에서 프로모터로서 살아남지 못 합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